건산연 '주택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도시정비사업 활성화 방안' 보고서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활성화되려면 공공의 지나친 개입과 간섭을 줄이고 주민(조합원)의 부담을 경감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가 9·1 부동산 대책을 통해 재건축 사업의 규제 완화를 적극 추진한 것은 바람직하나, 관련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발이 묶이면서 정비사업 활성화도 불확실성 속에 표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9일 '주택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도시정비사업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서 "도시정비사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체와 출구 전략, 획일적인 공공관리제 등 각종 규제로 침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두성규 연구위원은 도시정비사업 현장이 산재한 서울시의 경우 공공관리제를 비롯해 시공자 선정시기, 재건축 일반분양분의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등으로 인해 조합원이 과중한 부담을 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회에 계류돼있는 '주택 3법'에 포함된 분양가 상한제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 더 이상 존립의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과거 부동산 시장 활황기에 도입된 분양가 상한제의 경우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는 현재 상황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두 연구위원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법안이 2009년 이후 국회 상정됐으나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전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전면 폐지가 어렵다면 공급 물량이 제한적인 재건축 시장에서의 일반 분양분과 민간 택지의 중대형 분양주택을 대상으로 시범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재건축 등 민간 건설부문에서는 일반 분양분의 분양가 자율화로 사업성이 높아지고, 다양한 유형의 주택을 공급해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재건축 사업의 과열을 막고자 도입됐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 마찬가지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 이후 개발이익금이 조합원 1인당 평균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이익의 최고 50%를 부담금으로 부과하는 제도로,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폭등을 막기 위해 2006년 5월 도입됐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서 올해 말까지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사업에 대해 시행이 유예된 상태다.
두 연구위원은 "미실현 시세 차익에 대한 재건축 부담금을 징수하는 것은 확정되지 않은 소득에 과세하는 셈이어서 부당하다"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를 확정해 과도한 규제를 개선하고 시장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재건축 부담금이 폐지될 경우 지난해 12월 기준 재건축을 추진 중인 전국 563개 단지 가운데 최대 348곳이 혜택을 볼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정부 정책에 비협조적이거나 관련 조례 개정 작업이 지연되는 등 9·1 대책의 본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고 했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상 모든 현장에 공공관리제가 획일적으로 적용되고 있는데 이를 주민(조합원)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두 연구위원은 "시공자 선정시기는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원활한 사업비 조달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현행 법상 조합 설립 후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했으나 서울시 조례에서는 사업시행인가 이후에만 가능토록 해 사업비 조달을 어렵게 하고 있다. 조합설립 이후 언제든지 가능하도록 조례위임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연구위원은 마지막으로 "국회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규제 개선이 조속히 마무리되면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고 재건축 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을 기대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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