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수 인천공항공사 사장 델타항공 찾는 이유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인천공항의 환승률 확대를 위해 델타항공의 최고 책임자를 만난다. 협의 결과에 따라 국적항공사의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박사장이 직접 델타항공을 찾는 이유= 5일 관련 업계 및 공사 등에 따르면 박 사장은 오는 16일 델타항공의 본사인 애틀란타를 찾아, 리처드 앤더슨(Richard Anderson) 회장을 만난다.
박 사장은 인천공항 환승률 확대를 위해 지난달 취임 이후 첫 출장지로 미국을 택했다.
박 사장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 가버닝 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환승한 앤더슨 회장과 담소를 나눴다. 그는 이 자리에서 공식적인 만남을 가질 것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이 추후 만남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델타항공이 인천공항 환승률 확대에 미치는 영향력 때문이다.
델타항공 외에도 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 주요 항공사들은 아시아태평양지역 거점공항으로 일본 나리타공항을 활용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미국을 향하는 경유지로 나리타공항이 활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나리타공항의 수용능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항공사 측이 노선을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최근 국제선을 허용한 하네다공항을 이용할 수도 있으나 한 국가에 거점 공항을 두 곳이나 잡는다는 것은 비용적인 측면에서 이득이 되지 않는다.
박 사장은 앤더슨 회장과의 만남에서 인천공항의 3단계 건설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델타항공의 환승 거점으로 충분한 활용가치가 있음을 설명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의 명과 암= 델타항공과의 인천공항 환승률 확대를 위한 논의 과제로는 두 가지 방안이 거론된다.
먼저 대한항공과 델타항공간 미국 국내선 공동운항을 다시 잇는 방안이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델타항공이 영업정책을 변경하면서 미국 국내선에 한해 공동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을 타고 미국에 닿아도 델타항공으로 환승할 수 없다는 뜻이다. 목적지에 닿기 위해 항공권을 두 개나 끊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델타항공은 또 지난 6월 인천~시애틀 노선에 신규 취항하면서도 같은 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 소속 대한항공과 공동운항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박 사장의 면담으로 델타항공이 대한항공에 미국 국내선 공동운항을 재개할 뜻을 밝힐 경우 대한항공을 통한 환승객들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델타항공이 인천~디트로이트, 시애틀 노선 외에 추가적인 한국행 노선을 개설하면 인천공항 환승률이 증가할 수 있다.
대한항공이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미국행 승객을 인천까지 실어오면 델타항공이 인천부터 미국 전역으로 운항하는 방안이다. 이는 델타항공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노선 확대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도 설득력이 있다.
다만 대한항공 입장으로서는 인천∼미국 노선에서 델타항공과 본격 경쟁을 해야 하는 점이 부담이다. 델타항공이 대한항공보다 저렴한 항공운임으로 미국행 항공권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한항공의 인천~미국간 노선의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
공항 고위 관계자는 "인천공항 환승률 확대를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환승률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안전하고 편리한 공항, 공기업으로서의 내부경영 혁신, 동북아 허브공항으로서의 환승률 확대가 목표"라며 "정부 정책에 맞춰 환승공항에 걸 맞는 인천공항이 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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