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팬택의 매각 관련 1차 관계인 집회가 5일 오후 열린다. 이 자리에서 채권단은 지난 달 팬택의 매각 유찰 이후 진행 상황에 대해 전해 듣는다. 법원과 채권단 모두 팬택의 청산보다는 어느 정도 시간을 갖고 인수자를 찾는 쪽으로 의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팬택 매각 관련 1차 관계인 집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서 팬택 법정관리인인 이준우 팬택 사장의 경과 보고와 팬택 매각 주간사인 삼정KPMG의 조사 보고 등이 이뤄진다. 삼정KPMG는 현재 팬택의 청산가치가 1500억원으로 계속기업가치 1100억원보다 높다고 보고할 예정이다. 이어 현재 인수 의향이 있는 업체들과의 의견 교환 내용 등에 대한 채권단의 질문을 받는다.
이 자리에서 법원은 팬택이 숫자 상으로 청산가치가 더 높게 나왔으나 인수합병(M&A)을 계속 추진하면서 채권자의 가치 역시 높이는 쪽으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역시 좀 더 시간을 갖고 마땅한 인수자를 물색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 채권단 등 팬택 매각 관련 주요 주체들 입장에서는 팬택의 청산보다는 인수 가격이나 인수 방법을 다소 조정하더라도 매각하는 방안이 더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청산을 택하게 되면 법원 입장에서는 1800여명 임직원이 근무하는 국내 3위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팬택과 550여개 협력사들의 기술력과 임직원 생계 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채권단 역시 이해관계상 인수자를 추가로 찾는 쪽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청산보다는 매각이 낫다고 판단해 시간을 좀 더 가지고 인수자를 물색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 방식에 대해서는 지난 달 유찰 후 고민이 더욱 깊어진 상태다. 현재 팬택 인수 의향을 본격적으로 타진하고 있는 업체들 가운데서는 분리매각을 전제조건으로 내건 곳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법원은 분리매각을 염두에 두고 조건을 맞춰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역시 간단치 않은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업체들이 인력 등은 쏙 빼놓은 채 특허 만을 취하는 방법 등 노골적인 요구를 해온다면 법원에서는 거절의사를 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날 관계인 집회는 무언가를 결정지어야하는 자리가 아닌 중간보고 성격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집회 주체들의 시각이 크게 다르지 않아 시간을 주되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팬택은 베가 아이언2의 출고가가 30만원대로 인하된 후 시장에서 큰 반응이 오자, KT 대리점 등 유통망을 통한 추가 물량 공급을 진행 중이다. 팬택이 가지고 있던 아이언2의 완성품 재고를 유통하는 형식이다. 베트남, 대만 등으로의 수출을 통한 운영자금 마련에도 나섰다. 팬택은 법정관리 이후에도 소량이지만 해외 수출을 지속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삼정회계법인이 인수 의사가 있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개별 접촉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지만 이달 중으로는 결론이 나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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