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4일 오후 1시부터 4시간 동안 다시 부분파업을 한다. 지난달 27일에 이어 두번째 부분 파업이다.
이날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노사는 1차 파업 이후에도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을 계속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임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으나 단체협상과 관련한 부분은 일부 진척을 보고 있다”며 “파업과 별도로 교섭은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현대중공업은 노사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간 신경전이 갈수록 심화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대주주인 정몽준 전 국회의원에게 임단협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엽서 보내기 운동을 벌이기로 하는 등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대주주가 직접 대화에 나서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사측은 선을 긋고 있다. 정 전 의원이 소유와 경영 분리 원칙에 따라 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올들어 지난 3분기까지 3조원 넘는 사상 최악의 영업적자를 내면서 임금인상을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대해 노조는 정 전 의원이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측근 인사를 통해 사실상 경영에 개입하는 만큼 노사 갈등 해결에 나서야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측도 일반 직원 인사를 이달 말에서 5일로 앞당기는 등 직원들 기강 잡기에 나섰다. 인사 발표가 앞당겨진 데에는 4일 예고된 부분파업이 배경으로 지적된다. 진급을 앞둔 직원들이 진급 명단에서 누락될 것을 우려해 파업 참가를 기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관계자는 “파업 다음날인 5일에 직원 인사를 발표하는 것으로 안다”며 “지난 20년간 크리스마스 이후에 하던 진급자 발표를 20일 이상 앞당겨 파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밖에 볼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그룹내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3일 올해 단체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날 열린 단체협상에서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기본급 3만7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격려금 통상임금 100%(주식)+300만원 지급 ▲무분규 타결기념 20만원 상품권 지급 등에 잠정 합의했다.
최종 타결 여부는 오는 5일 전체 조합원(2913명)을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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