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지난달 28일 오후 아웃도어 브랜드가 주로 입점한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 8층. 백화점 세일 기간이지만 매장 안에서 물건을 고르는 고객이 많지 않다. 반면 여성ㆍ남성 의류 브랜드 매장이 있는 3~6층에는 세일에 맞춰 겨울 옷을 구매하려는 손님으로 북적였다. 톰보이 매장 관계자는 "올해 포근한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패딩보다 코트를 구매하는 손님이 늘었다"고 말했다.
올 겨울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는 예보에 아웃도어 업체들이 울상이다.
전체 매출의 70%가 겨울 성수기에 나오는데 겨울 매출의 90%를 담당하는 패딩 판매가 부진하면서 올해 농사를 망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의 지난달 아웃도어 브랜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 줄었다. 평년보다 날씨가 따뜻하고 프리미엄 패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웃도어 패딩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든 탓이다.
현대백화점의 아웃도어 매출도 3.8% 감소했다. 이는 한동안 정체기로 지지부진했던 골프웨어 브랜드보다도 낮은 신장세다. 현대백화점에서의 골프웨어 브랜드 매출은 1.2% 신장했다.
이에 따라 아웃도어 업체들은 패딩 신제품을 내놓는 동시에 파격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해 고객유치에 총력을 쏟고 있다. 블랙야크ㆍ라푸마ㆍ네파ㆍ몽벨 등은 신제품을 20~50% 할인하고, 이월상품은 최대 70%까지 가격을 내렸다.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올 겨울 매출에 따라 아웃도어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며 "일부 후발주자 브랜드들은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코트 판매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여성복 브랜드 톰보이는 코트 매출이 38% 증가했다. 카디건은 43% 늘었다. 제일모직의 빈폴 레이디스 코트 판매도 지난해보다 20% 신장했다. 프리미엄 다운의 판매 추이는 전년 수준이다.
빈폴레이디스 관계자는 "올해는 20~30대 중심으로 코트 구매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날씨 영향과 무거운 겨울 패딩보다 환하고 가볍게 연출하고자 하는 여성소비심리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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