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最古 달력 '경진년 대통력' 등 옛 달력 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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最古 달력 '경진년 대통력' 등 옛 달력 한자리 경진년 대통력 庚辰年 大統曆 /1579년 / 국립민속박물관 / 보물 제13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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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전통사회에서 달력은 하늘의 시간을 백성들에게 알려주어 일상생활과 생산 활동에 쓰일 수 있게 한 필수품이었다. 하지만 이를 만들어 배포하는 것은 국가의 임무이자 정치권력의 상징이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달력은 1580년(선조 13) 만들어진 '경진년 대통력'이다. 이 대통력은 당시의 시간 개념과 생활상을 엿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상감활자(觀象監活字)라고도 하는 인력자(印曆字)로 찍은 점, 관용어가 한 덩어리로 들어가 주조되는 연주활자(連鑄活字)를 사용했다는 점 등에서 학술적 가치를 높이 받고 있다.

조선중기 서애 류성룡(柳成龍, 1542~1607)이 사용했던 대통력(보물 제160-10호)은 1597년(선조 30) 정유년 대통력으로, 달력면 뒤쪽에 류성룡이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한 정유재란(1597~98년) 상황과 의학 내용 등의 비망기(備忘記)가 적혀 있다. 이외에도 음력과 양력이 교체되던 대한제국기의 명시력(明時曆) 등이 남아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실학박물관은 이러한 옛 달력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21일부터 전시된 이 자료들은 내년 2월 28일까지 '달력, 시간의 자취'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실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이 공동기획한 전시다. ‘달력’이 인간의 삶 속에서 어떻게 변화되어 갔는지를 살펴보는 자리로 보물 제1319호인 ‘경진년 대통력’ 등 60여 점이 비치됐다.

조선시대에는 달력이 책의 형태로 제작돼 책력(冊曆) 또는 역서(曆書)라고 했다. 천문학을 연구하는 기관인 관상감에서 새 책력을 만들어 궁중에 헌납하면 백관에게 나누어 주고 각 관아의 서리도 동지의 선물로서 책력을 친지들에게 나눠주곤 했는데, 이것이 이른바 ‘동지책력’이다. 책력은 단순히 월ㆍ일의 시간적 흐름뿐만 아니라 일상에 필요한 농사나 길흉화복 등의 정보가 기록돼 생활지침서로서 활용됐다. 조선 전기에 1만부 정도 발행되던 책력은 조선후기에 30만부 이상 발행됐다. 책력 이외도 새 달력을 받으면 가족의 생일이나 조상의 기일을 표시하는 것처럼, 별도로 일 년치 달력을 만들어 가족의 생일이나 기일을 표시한 ‘기일비망기’나 ‘기일판’도 이번에 선보인다.


1888년부터는 외국과의 조약 체결이 빈번해지면서 외교문서에 개국(開國) 기원과 더불어 태양력을 기반으로 하는 양력을 사용했다. 그리고 1895년 11월 17일을 1896년 1월 1일로 한 양력을 공포하면서 음력 날짜 하단에 양력 날짜를 기재했다. 일제강점기에는 양력의 강제 시행으로, 달의 주기에 근거한 음력에 익숙한 국민들은 혼란스러워 했고, 월화수목금토일 7일=1주일이라는 시간 개념에도 적응해야 했다. 실학박물관 관계자는 "민간에서는 여전히 양력보다 음력을 선호하였기 때문에 해방 이후까지도 양력설과 음력설을 이중으로 쇠는 등 양력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양력을 표기한 대한제국기 안정복(1721~1791년)이 사용한 ‘시헌력’과 ‘명시력’, 그리고 양력 위주의 달력인 일제강점기의 ‘조선민력’과 기독교 선교사가 제작한 달력 등 다양한 시대별 달력을 볼 수 있다.


달력이 상품으로 등장한 것은 1950년대 중반부터이다. 197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공공기관이나 기업체에서 홍보용으로 달력을 무료로 배포하였기 때문에 굳이 돈을 주고 사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금융위기를 겪는 동안 홍보용으로 제작되던 달력이 줄어들면서 한 집 한 개의 달력을 구하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달력은 시대에 따라 진화되어 오늘날 입체 달력이나 디지털 달력이 등장하는 등 시대의 변화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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