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중국의 3분기(7~9월) 부실대출 규모가 2005년 이후 가장 많이 늘어 위험을 낮추려는 금융권의 돈 줄 죄기가 예상된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가 밝힌 3분기 부실대출 규모는 7669억위안이다. 지난 2분기보다 725억위안이 늘었다. 부실대출 규모는 2005년 이후 가장 많이 증가했다. 부실대출 비율은 전체 대출의 1.16%로 2분기 1.08%보다 높아졌다.
부실대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에 대비한 은행권의 부실대출 대손충담금 비율은 2분기 262.9%에서 3분기 247.2%로 낮아졌다.
중국 경제가 성장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그동안 유동성을 흡수했던 부동산시장이 되살아날 조짐을 안 보이고 있어 전문가들은 은행권 부실대출 규모가 앞으로 몇 분기 더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실대출 노출에 대한 위험도가 점점 커지면서 은행권의 몸 사리기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변화는 신용 지표에서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 14일 공개한 은행권의 10월 신규 위안화 대출 규모는 5483억위안으로 집계됐다. 9월 기록인 8572억위안과 전문가들의 예상치 6264억위안을 모두 밑돌았다. 은행대출뿐 아니라 그림자금융, 채권·주식발행 등을 모두 포함한 신용 지표인 사회융자총액도 10월 6627억위안을 기록해 9월 1조500억위안에 비해 줄었다. 이 역시 예상치 8875억위안에 미치지 못 했다.
지난 두 달간 은행권에 7695억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하며 시중 유동성 확대를 꾀했던 인민은행의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왕타오 UBS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성장세가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향해 가고 있고, 정부가 내년 성장률 목표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도 열려 있어 은행권은 위험성 높은 대출을 기피할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내년 초 기준금리의 인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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