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미술품경매회사 K옥션이 지난 8일부터 진행 중인 11월 온라인경매에 김환기의 전시포스터가 출품됐다. '두 얼굴'이란 제목의 이 포스터 작품은 김환기가 벨기에 브뤼셀의 한 갤러리에서 1957년 전시회를 열 때 제작한 것으로, 작가 자신과 김향안 여사로 추측되는 인물을 직접 그리고 채색한 보기 드문 작품이다.
작가가 자연을 위주로 그렸기 때문에 더욱 특별함이 더해지는 작품으로 파리시절의 화풍이 그대로 반영됐으면서도 애틋한 감정이 스며있는 귀한 희귀한 작품이다. 추정가는 300만-900만원이며, 지난 8일부터 온라인 상에 공개된 이 작품의 현재가는 360만원이다.
서울에서 작가적 생활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1956년 파리로 떠난 김환기는 도착한 그 해인 1956년부터 파리의 베네지트 화랑 전시를 필두로 1957년 니스, 브뤼셀 등지에서 총 6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이번 포스터도 유럽 개인전 중에 나온 것이다.
김환기의 아내 김향안은 김환기의 가장 든든한 예술적 동반자로, 김환기가 파리에서 작가생활을 시작하고 유지하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유럽에서 미술 평론을 공부해보고 싶다는 김향안의 말에 김환기는 파리로 가자는 제안을 하게 되었고, 김향안은 즉시 파리로 떠날 준비를 시작한다. 심지어 피난 도중에도 불어책을 가져가 공부를 하였고, 결국은 김환기보다 1년 먼저 파리로 떠나 김환기가 좋은 환경에서 작업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네 엄마는 파리에 와서 나 때문에 진정 피나는 고생을 한다. 나도 무슨 죄로 내게 딸린 가족들에게 이토록 고생을 시키는 것일까…네 엄마의 희생적인 노력과 협조가 아니고서는 나는 잠시도 편히 붓을 들고 있을 수가 없었을 것이며, 또한 일부에서 인정을 못 받았을 것이다” (김환기, 1959년 2월)
약 3년에 걸친 파리 생활을 통해 김환기와 김향안은 부부의 관계를 넘어 서로에게 예술적 지지가 됐고, 예술적 동반자로서 향후 뉴욕시대 및 김환기의 예술세계를 알리는 밑거름을 마련했다.
이번 온라인 경매에서는 한국 근현대 대표작가인 김환기 뿐 아니라 김창열, 오치균 등의 작품과 초보 컬렉터들이 입문하기 쉽도록 국내외 판화와 소품을 비롯해 한국화 및 고미술품이 합리적인 가격에 출품됐다. 여기에 기업컬렉션 작품도 함께 경매에 올려져 작품성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소장할 기회를 마련했다.
K옥션은 지난 8월 온라인경매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고, 그 후로 활발하게 온라인경매가 열리고 있다. 옥션 관계자는 "전국의 개인 소장자나 딜러, 화랑, 기업에서 위탁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작품을 구입하려는 문의도 늘어 매 온라인경매마다 신규회원의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회사는 미술경매의 저변확대와 고객편의를 위해 작품 무료배송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온라인 경매는 오는 17일 오후 4시부터 프리미엄, 고미술, 근현대·해외, 기업컬렉션 등 작품 분야별로 순차적으로 마감된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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