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승률 전 세계 최고…9월 이후 투자자 이탈 가시화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글로벌 경기둔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 악재에도 아시아 주식시장이 뛰고 있다.
미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아시아 증시 상승률이 세계 최고를 기록 중이라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의 센섹스 지수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32% 급등했다. 올해 들어선 새 정부의 경제개혁에 대한 기대감 덕이다. 이는 2009년 이후 최고치다. 영국 은행 HSBC는 올해 세계 뮤추얼펀드가 아시아(일본 제외)에 투자한 자금 중 40%는 인도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필리핀 증시는 지금까지 20% 급등했다. 중국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게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군 쿠데타가 마무리된 태국 증시는 20% 상승했다.
후강퉁 시행으로 투자심리가 한껏 고조된 중국 상하이 증시의 상승률은 18%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종합지수도 올해 들어 지금까지 18% 올랐다.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일본 증시도 상승세다.
아시아 증시의 오름세는 연일 사상 최고점에 이르고 있는 미 증시와 지지부진한 유럽 증시 상승률을 크게 뛰어 넘는 것이다. 중동·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등 다른 신흥국들보다도 앞선다.
MSCI 아시아 지수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3.5% 올랐다. 반면 신흥국 전체를 추종하는 MSCI 신흥시장 지수는 같은 기간 0.9% 떨어졌다.
세계 경제에 성장둔화 경고음이 울리고 있지만 급락하는 국제 유가가 이를 상쇄해주고 있다. 미국이 돈줄을 죄고 있지만 이는 이미 예상됐던 시나리오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초저금리를 일단 유지하고 있다.
달러 강세에 따라 아시아 주요 통화 값이 떨어지고 있지만 지난해 대비 하락폭은 그리 크지 않다. 인플레이션·경상적자 등 일부 국가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도 해결되고 있다.
아시아 증시의 선전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344억1000만달러(약 36조6674억원)어치의 아시아 주식을 사들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억달러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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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 8월까지 급격하게 유입됐던 글로벌 자금이 9~10월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HSBC에 따르면 9~10월 해외 투자자들은 아시아 증시에서 47억달러를 인출했다. 인도 등 올해 증시가 많이 뛴 국가들을 중심으로 고평가 논란도 일고 있다.
네덜란드 ING은행의 발렌틴 반 니우벤후이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국이 올해 하반기 들어 본격적인 성장둔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여기에 원자재 시장이 출렁이면서 주요 수출국인 인도네시아·호주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일본 증시에 대해 강세 전망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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