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3분기 국내은행의 영업실적은 이자이익 증가 등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상승했지만 순익 증가세는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부제철, 모뉴엘 등 신규부실 여파로 대손비용이 전분기에 비해 크게 증가한 탓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분기 중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1조5000억원) 대비 2000억원, 13.7%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기업 부실 발생이 축소돼 이로 인한 대손비용의 감소와 고금리 후순위채 상환 등에 의한 이자이익 증가가 순익을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분기(2조4000억원) 대비로는 7000억원 감소해 지난해 4분기 이후 순익 증가세는 둔화됐다. 분기순익은 지난해 4분기 -3000억원에서 올 1분기 1조3000억원, 2분기 2조4000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왔지만 올 3분기 1조7000억원으로 줄어든 것이다.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을 얼마나 올렸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36%로 전년동기(0.32%)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올 1~3분기 중 ROA는 0.39%로 지난해 0.21%에 비해 개선됐지만 최근 10년 평균 0.65%에 비하면 크게 낮았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4.96%로 전년동기(4.12%) 대비 0.84%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올 1~3분기 ROE 5.20%는 지난해 2.69%를 제외하면 2003년 3.41% 이후 최저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3분기 중 이자이익은 8조9000억원으로 고금리 후순위채 상환 등으로 전년동기(8조6000억원) 대비 3000억원, 3.2%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2011년 이후 올 1분기까지 전반적으로 감소됐지만 2분기 이후 소폭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순이자마진(NIM)은 1.81%로 전분기 1.82% 보다 소폭 하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운용규모의 증가 등으로 이자이익은 소폭 증가했는데 예대금리차가 지속적으로 축소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화예대금리차는 지난해 3분기 2.26%에서 올 2분기 2.21%, 올 3분기 2.17%로 계속 하락했다.
비이자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1조5000억원) 대비 4000억원, 25.9% 감소했다. 이는 환율 상승으로 외화부채 환산손실이 증가돼 외환관련 이익이 감소된 탓이 크다.
한편, 3분기 중 국내은행의 대손비용은 2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2조8000억원)에 비해 2000억원, 8.0%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부제철 자율협약, 넥솔론, 모뉴엘 법정관리 신청 등에도 불구하고 조선업에서 대손비용이 감소하는 등 대기업 신규부실 발생이 줄어 전년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분기(1조8000억원) 대비로는 대손비용이 크게 증가(8000억원)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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