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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시대]'있으나마나' 전월세전환율…어떻게 손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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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전환율 低利의 저주

-서민 주거 안정시키려고 도입한 정책인데…주저앉은 금리에 헛바퀴
-"전세는 돈 안 된다" 집주인들, 줄줄이 월세로 전환…전문가들 "비현실적 정부 상한선 개선해야"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박혜정 기자] #서울 상암동에 사는 김모씨는 전세 계약만기를 며칠 앞두고 최근 집주인의 전화를 받았다. 집주인은 재계약 때 전세금을 6000만원 올리는 대신 '반전세'로 월세 40만원을 요구했다. 김씨가 2년 전 이 아파트에 입주할 당시 전세금은 3억원이었는데 그 사이 시세가 6000만원가량 올랐고, 집주인이 이번에 오른 시세에 상응하는 월세를 요구한 것이다. 흥정 끝에 김씨는 내년부터 월세로 35만원을 송금해주기로 했다.

저금리 여파가 전세시장을 집어삼키고 있다. 한국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전세시장이 빠르게 월세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등에서 아파트 등으로 월세 전환 대상이 넓어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전월세 시장에서 월세 비중은 39.2%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9.9%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2011년 9월 34.0%에서 2012년 34.4%와 비교하면 5%포인트 증가한 셈이다.

그런데 서민들은 전월세전환율에 불만이 많다. 정부가 고시한 것 자체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데, 그 상한보다 높은 전환율이 적용되기 일쑤여서다. 현재의 전월세 전환율은 은행 대출금리보다 크게 높다.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2014년 3분기 전월세 전환율'에 따르면 3분기 보증부 월세(반전세) 주택 전월세 전환율은 7.2%다. 서울의 세입자들은 보증금 1000만원 대신 평균 월 6만원을 낸다는 뜻이다.


전환율 7.2%를 근거로 가정하면 기존 3억원짜리 전세금이 2년간 7000만원 올랐을 경우 매달 42만원, 연간 504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와 달리 세입자가 7000만원을 연 4% 금리로 대출받으면 연간 이자 납부액은 280만원으로 절반 가까이 떨어진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보증금을 올려 은행에 맡기는 것보다 월세로 전환하는 수익이 크다 보니 순수 전세 매물은 부동산 시장에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전월세 전환율 상한을 기준금리의 4배수 또는 10% 중 낮은 값으로 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1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로 낮췄는데 그렇다면 전월세전환율은 8% 이내에서 계약해야 한다.


그럼에도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는 8%를 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더구나 다세대·다가구 등 서민들이 많이 사는 주택은 통상 8~9%이고 대학가 원룸은 12% 등이다. 적용되는 전월세전환율은 정확한 근거 없이 주변 시세를 따르거나 일방적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상암동에 사는 김씨의 경우 당초 주인이 요구한 전월세 전환율은 8%, 합의한 건 7%대였다. 지난 3분기 서울 종로구의 전월세 전환율의 경우 평균 8.5%를 기록, 현 기준금리에 따른 법적 상한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미 전세에서 반전세 또는 월세로 전환한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금리변동을 근거로 월세를 조정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한때 전세난이 극심한 일부 지역에 서는 '1000만원=월세 10만원'으로 통칭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는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더라도 월세전환 속도를 조절하고 서민부담을 완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월세전환율이 장기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저금리 장기화와 월세 전환 가속화로 인한 월세주택 공급량 증가가 원인"이라면서 "앞으로 이런 현상이 지속될 수밖에 없어 전월세전환율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전월세전환율이 하락했다고 해서 주거비 부담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며 "오르고 있는 전셋값을 토대로 월세가 정해지기 때문에 전세와 월세 가격의 균형점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민의 생활고를 가중시키는 전월세 전환율 규정을 좀 더 서민의 삶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개선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권대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준금리에 5%를 더하는 선에서 제한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한편에서는 기준금리가 월 단위로 바뀔 수 있는 만큼 전월세 전환율 상한도 즉시 변동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전월세 전환율: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연 이자율을 지칭한다. 예컨대 보증금 1000만원 대신 6만원의 월세를 내는 것으로 계약했다면 연간 총 월세는 72만원이어서 전월세 전환율은 7.2%가 된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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