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 토탈리턴 펀드에서 지난달 약 30조원의 자금이 환매됐다. '채권왕' 빌 그로스의 이탈로 1년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투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로스는 9월26일까지 토탈리턴 펀드를 운용하다 야누스 캐피털로 이직했다.
핌코가 지난달 토탈리턴 펀드에서 환매된 자금 규모를 275억달러(약 29조6423억원)로 추산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9월 235억달러를 넘어서는 사상 최대 환매가 이뤄진 것이다.
투자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5월 시작된 투자자 이탈 광풍이 그로스 이직을 계기로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양적완화 종료를 선언, 채권 매입을 중단한 것도 환매를 부추기고 있다.
최근 두 달간 월 200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그 이전까지 월 최대 환매가 이뤄진 것은 지난해 6월에 기록한 96억달러였다.
그로스가 이탈한 후 프루덴셜 파이낸셜, 퍼시픽 생명보험, 매사추세츠 뮤추얼 생명보험, 앨라바마주, 플로리다주 연금펀드 등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최근 몇 주새 핌코에서 투자금을 회수했다.
투자자 환매가 시작되기 직전이었던 지난해 4월 토탈리턴 펀드의 운용 자산은 2930억달러였다. 하지만 지금은 1709억달러로 줄었다.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토탈리턴 펀드에서는 사상 최대인 411억달러의 자금이 환매됐다.
핌코의 투자 수익률이 여전히 부진해 환매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지난 12개월간 핌코의 투자 수익률이 3.3%라며 채권 뮤추얼펀드 중 64%가 핌코보다 나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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