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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비처럼 엮인 모뉴엘 의혹 샅샅이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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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수출서류 어떻게 속였나
사기대출자금, 금융권 로비용?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지난 20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종합가전업체 모뉴엘에 대한 사정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모뉴엘을 둘러싼 의혹들이 줄줄이 제기되고 있다.

'매출 1조원 신화'는 공문서 조작과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되면서 산산이 부서졌다. 하지만 잘 나가던 중견기업이 왜 시중 은행은 물론 무역보험공사와 관세청까지 거짓말로 속여야만 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거짓 수출서류 어떻게 통했나= 모뉴엘은 2009년부터 최근까지 미국과 홍콩 등 해외 지사를 통해 수출대금 액수를 부풀리거나 실적을 허위로 만드는 수법으로 관련 서류를 꾸민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서류들은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을 받는 데 쓰였고 이 보증은 다시 은행에서 수천억 원대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담보로 사용됐다. 이 과정에서 은행의 눈을 속이기 위해 선사가 발행한 선적을 증명하는 선하증권도 위조했을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모뉴엘이 금융권에 빌린 돈은 1금융권에 5900억원, 2금융권 200억원 등 모두 61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짓으로 작성한 수출서류와 이를 담보로 한 수출채권이 수년간 유통됐지만 정부나 금융권의 감시는 작동하지 않았다. 관세청은 지난 9월 중순께 모뉴엘 본사를 압수수색해 5000억원대 수출환어음 사기와 외환 도피 혐의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역보험공사도 비슷한 시기에 모뉴엘 채권 결제 지연 사실을 확인하고 시중은행에 채권매입 중단을 요청했을 뿐 사전에 감지하지 못했다. 무보 관계자는 “모뉴엘이 제출한 서류상에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고 판단했다”며 “결제 지연 당시 방문조사에서도 모뉴엘 측에서는 제품 하자에 의해서 결제가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상 없다고 강조했었다”고 설명했다.


◆비자금, 금융권 로비용?= 금융권에서는 모뉴엘을 두고 "지금껏 한 번도 결제가 늦어진 적이 없었다"며 금융거래 신뢰를 쌓아왔던 회사라고 설명하고 있다. 수년간 거래를 쌓으면서 마음먹고 속이는 '도둑'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느냐는 해명인 셈이다.


하지만 모뉴엘이 사기대출로 빼돌린 자금 가운데 일부를 금융권 로비에 썼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번 사건은 금융권이 연루된 사건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성공 신화를 써오던 중견기업으로 오랜 기간 금융기관과 거래를 해오면서 쌓아온 인맥을 관리·유지하기 위해 자금을 통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박홍석 모뉴엘 대표가 조세회피지역인 마셜제도에 계좌를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은행에서 대출받은 자금 일부가 해외로 유출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27일 서울 중앙지검 외사부(노정환 부장검사)는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의 신청으로 박 대표에 대해 관세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부사장 신모씨와 재무이사 강모씨에 대해서도 함께 영장을 청구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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