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정부는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등에 대응해 매월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저성장, 저물가, 엔저 등 '신3저' 경제상황을 종합 점검한다. 또한 무역과 산업분야에도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정부와 통화·금융당국은 미국 연방시장공개위원회의 양적완화 종료발표를 계기로 외국인자본 유출입에 대해 집중 점검하고 상황에 맞게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도 보완하기로 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경제혁신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지금 우리 경제는 여전히 위기'라고 말씀하신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에서의 내용처럼 우리 경제의 구석구석 누수가 생기는 부분이 있는지 꼼꼼히 살피기 위해 종합적인 조기점검 체계를 구축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 부총리는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3분기에 0.9% 성장하면서 1분기 수준을 회복했으나 월별 산업생산과 내수회복세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수출마저 후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유로존과 중국 등의 경기회복세 둔화, 엔저 등으로 대외여건도 더욱 어려워지는 가운데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종료 등으로 선진국간 통화정책이 차별화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가능성이 확대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시정연설에서 강조하신 바와 같이, 모든 부처가 경제살리기를 위해 총력을 다해야겠다"면서 "무엇보다도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중심으로 우리경제의 체질개선 노력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고 이제 정기국회가 본격화된만큼, 법안과 예산안이 적기에 처리될 수 있도록 비상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은행회관에서는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장병화 한국은행 부총재, 고승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조영제 금융감독원 부원장, 김익주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거시경제금융회의가 열렸다.
정부와 통화·금융당국은 "이번 FOMC 결정은 이미 시장이 예상하고 있었던 조치이고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는 사실도 확인하고 있다"면서 이번 결과가 국내 외환ㆍ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향후 금리인상 시기가 불투명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주요 지표 변화에 따라 금리인상 시기 등을 둘러싼 국제금융시장의 양방향 변동성이 심화될 수 있으며 주요국 통화정책 차별화 등도 주요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 당국은 국내 외환·금융시장 동향을 지속 점검하기로 했다. 특히 외국인 자금의 유출입으로 인한 양방향 변동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한편,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가 일부 취약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면밀히 점검하기로 했다. 새로운 시장상황 변화를 반영해 컨틴전시 플랜을 보완·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18분 현재 달러당 전일 종가보다 6.95원 오른 1054.25원에 거래됐다. 달러·엔 환율도 달러당 108엔대 후반으로 상승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말을 맞은 수출업체들의 달러화 매도 물량(네고 물량)이 집중돼 있고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오전 10시25분 현재 전일대비 12.91포인트 내린 1948.26을 기록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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