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9일(현지시간) 3 차 양적완화를 이달 안에 종료키로 했다. 이와함께 FRB는 미국 경제 성장세가 예상보다 빠를 경우 금리 인상을 시장의 예상보다 앞당길 수 있음을 시사해 눈길을 끌었다.
FRB는 28일부터 이틀간 열렸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FRB는 미국 경제의 개선 흐름이 확고하다는 판단에 따라 월 150억달러(약 15조7200억원) 규모로 돼 있는 현재의 3차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의 종료를 선언하고 다음 달부터 미국 국채와 주택담보부 채권 매입을 중단키로 했다. 앞서 FRB는 지난해 12월 FOMC 회의에서 월 850억 달러였던 채권매입 규모를 100억 달러 줄이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처음으로 착수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앞선 여섯 차례 회의에서 매번 100억 달러씩 줄여왔다.
이로써 금융위기 탈출을 위해 2008년 11월부터 개시된 FRB의 양적완화 정책은 6년 만에 사실상 종료됐다. FRB는 지난 2012년 말부터 시작된 3차 양적완화를 통해서만 1조60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했다. FRB는 세차례에 걸친 양적완화를 통해 시중에 총 4조 달러를 공급, 미국은 물론 신흥국 등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FRB는 이밖에 양적완화 종료 이후에도 기준금리를 사실상 제로 수준(0∼0.25%)으로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considerable time) 이어가기로 했다. FRB는 성명에서 "여러 요인을 평가할 때 현 추세로라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끝내고서도 상당 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는 게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FRB는 "미국 경제가 (우리의) 계획보다 더 빨리 성장할 경우 시장의 기대보다 더 빠른 시기에 금리를 올릴 수도 있으며 그 반대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FRB가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성명을 통해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RB는 또 "미국의 최근 경제활동은 완만한(moderate)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성명은 “노동시장이 견조한 일자리 증가와 더 낮아진 실업률을 통해 한층 개선됐다”면서 “노동력 활용이 원할 치 못하다는 주장도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물가상승률이 정책 목표인 2%에 장기간 밑돌 것이란 연초의 우려도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뉴욕 월가등 금융가에선 FRB의 이 같은 경제 전망이 통상적인 통화정책으로의 조속한 복귀를 강조하는 매파적인 입장을 당초 예상보다 강하게 반영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 성명 발표직후 다우종합지수는 100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다우지수는 장마감을 앞두고 다소 낙폭을 줄여 31.44포인트(0.18%) 하락한 1만6974.31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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