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 투표 99% 개표 결과 51.6% 득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지우마 호세프 현 브라질 대통령(사진)이 천신만고 끝에 연임에 성공했다.
26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선 2차 결선 투표 결과 개표가 99% 진행된 상황에서 호세프가 51.6%를 득표해 48.4%를 기록 중인 아에시오 네베스 사회민주당(PSDB) 후보를 제치고 연임에 성공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브라질 연방 선거대법원이 개표율 98%를 넘고 나서야 호세프의 재선을 공식 발표할 정도로 초박빙 승부가 이뤄졌다.
연방 선거대법원에 따르면 호세프 대통령은 브라질 26개 주 가운데 15개 주에서 우위를 보였다. 브라질 노동자당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부터 네 번 연속 집권에 성공했다.
하지만 브라질 국민 절반의 지지밖에 얻지 못 했다는 점에서 호세프 대통령이 집권 2기 정부를 끌어가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호세프는 글로벌 경제가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서 브라질 경제 회복이라는 어려운 과업을 달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네베스 측은 선거운동 기간 중 호세프 정부의 경제 실정을 지적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호세프 집권 후 물가는 치솟고 경제성장률은 급격히 둔화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동자당은 호세프 집권기 동안 경제성장률 둔화는 글로벌 경제위기 때문이라고 맞섰다. 또 네베스가 집권하면 노동자당 집권기 동안 극심한 가난에서 벗어난 브라질 3600만 저소득층의 복지 혜택이 줄 것이라며 역공을 펼쳤다.
호세프와 노동자당이 집권 연장에 성공했지만 득표율에서 나타나듯 향후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선 기간 중 브라질 국민 3분의 2 이상이 변화를 바란다는 현지 여론조사업체 이보페의 설문 결과가 공개되기도 했다.
호세프의 재선은 금융시장에는 악재가 될 전망이다. 호세프 집권 후 경제성장률이 곤두박질치면서 헤알화는 33%, 상파울루 증권거래소의 보베스파지수는 25% 하락했기 때문이다. 선거기간 중에는 네베스 후보가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올 때마다 브라질 증시와 헤알화가 급등하고 호세프가 앞설 경우에는 증시와 헤알화가 약세를 보인 바 있다.
블룸버그는 브라질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0.3%까지 떨어지고 내년 성장률도 1.5%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디스는 지난달 9일 브라질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추면서 정크 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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