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출근 시민 대상 특정 시간대 버스, 지하철 요금 일정액 할인 추진 검토 중...내년 요금 인상과 함께 시행될 듯
새벽 시간대 출근하는 서민들의 교통비 부담을 덜어주는 이른바 '얼리버드(Early Bird) 할인' 제도가 시행될 전망이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새벽 시간대인 오전 5~7시에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요금을 할인해주는 '얼리버드 할인'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시는 내년 중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간 지하철 5000억원, 버스 3000억원씩 적자가 누적돼 서울메트로·도시철도공사의 부채가 3조원을 넘는 등 시 재정에 큰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는 특히 노인·장애인 무임 승차에 따른 연간 2500억원대 적자분 보전을 정부에 요청했지만 응답이 없어 적자가 쌓이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최근 2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교통요금이 언제, 얼마나 인상될지 말씀드리기는 힘들지만 현재 지하철이나 버스 등이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라 인상요인이 있다"며 "지난번(2012년)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을 인상했을 당시 인상 요인을 모두 반영했다면 150원이 아닌 380원을 올렸어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시는 현재 요금 인상폭과 시기와 함께 서비스 개선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며 이를 위한 요금 결제 시스템 정비·업그레이드 등 실무 작업도 함께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도권환승요금체계를 실시 중인 경기도·인천시 등과도 협의 중이다.
서울시의 '얼리버드제' 도입 추진은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서민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게 시 측의 설명이다. 새벽 출퇴근객들의 경우 주로 일찍 직장에 나가야 하는 서민 및 경제적 취약층이 많으므로 이 시간대에 요금을 깎아줘 부담을 덜어주자는 것이다. 이 제도는 지난 6·4지방선거에서 박 시장의 맞상대였던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워 큰 관심을 끌었던 바 있다. 당시 정 후보가 제시한 새벽 출퇴근 시민 대상 할인 금액은 200원이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요금 인상에 대한 실무적 합의가 거의 마무리됐으며 얼리버드 할인제 도입도 요금 개편안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새벽 시간대 서민 할인으로 인해 늘어나는 요금 부담 분을 지자체 간에 어떻게 분담할지에 대한 협상이 마무리될 경우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의 정치적 결단만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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