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북한이 30일 2차 고위급 접촉을 갖자는 우리 정보의 제의에 대해 묵묵부답인 가운데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2차 고위급 성사에 무게를 둔 발언을 해 주목받고 있다.
류 장관은 21일 오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해외협의회 전체회의 특강을 통해 "2차 남북 고위급접촉은 북한 고위급이 와서 얘기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지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 장관은 "오는 30일 2차 접촉이 개최되면 남북관계 개선의 궤도로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한다"면서 "기대대로 안 될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실망하고 않고 이런 식으로 가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북한을 설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류 장관은 다만 "북한도 우리와 뭔가를 하려면 진정성을 갖고 얘기해야지 말은 말대로 하고 행동은 행동대로 따로 하게 되면 빨리 갈 수 있는 길을 늦게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병서 총정치국장 등 북한 최고위급 실세들이 방남해 2차 고위급 접촉을 갖고 남측과 합의한 지 사흘 만인 지난 7일 북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고 10일에는 민간단체의 대북전단에 총격을 가했다.
또 북한은 15일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을 갖고서도 성과 없이 끝나자 우리 측에 책임을 전가하면서 "2차 고위급 접촉의 전도가 위태롭게 됐다"고 엄포를 놓았다.
북한은 또 18일과 19일에는 강원도 철원지역 비무장지역(DMZ)과 경기도 파주지역 DMZ에서 군사분계선(MDL)까지 내려와 교전하는 등 도발하며 고위급 접촉 전에 유리한 자리를 잡으려는 다양한 압박을 가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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