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당국자 '군사회담',고위급 접촉 투트랙 진행 언급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남북이 15일 군사회담을 열고 우리 정부가 30일 2차 고위급 접촉을 갖자고 제안함에 따라 2차 고위급 접촉 성사 가능성은 매우 커졌다. 그러나 아직도 보름정도 남아 있어 안심하기 이르다는 게 정부 안팎의 관측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16일 "군사회담이 열려 2차 고위급 접촉에서는 정치 군사 부문을 제외한 5.24조치 문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교류협력 확대 등 남북간 수요가 큰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13일 오전 남북 2차 고위급 접촉을 오는 30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 것을 남북 고위급 접촉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 명의로 제의하고 북 측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
북 측은 아직 답을 주지 않았지만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은 지난 4일 방남해 우리 측이 원하는 시기에 2차 고위급 접촉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성사 가능성은 매우 크다.
이 당국자는 "앞으로 군사회담을 계속 별도로 개최할지는 불확실하지만 정치 군사문제는 고위급 접촉에서 다루기는 어려운 사안"이라면서 "고위급 접촉과 군사회담은 투트랙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통일부의 실무자는 "앞으로 군사당국 접촉이 계속 반복되어 일정한 틀이 잡히면 투 트랙으로 간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현재 그런 일정이 잡히지 않아 투트랙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신중하게 말했다.
북한이 군사회담에 나서고 우리 측이 고위급 접촉을 30일 갖자고 제의해 남북관계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안심하기에 이르다는 게 통일부 내의 대체적인 견해다.
북한은 자기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 정부를 흔들거나 압박하는 여러 가지 형태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정부 당국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북한 경비정은 황병서 일행의 방남 사흘 만인 7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고 남북 함정이 교전을 벌였고 지난 10일에는 우리 민간단체가 날린 대북전단에 대해 북한이 고사총을 발사하면서 군사 긴장을 고의로 높이기도 했다.
통일부는 이런 사안이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고위급 접촉 제의를 하고도 사실을 이틀간이나 감췄다.
아울러 북한은 15일 군사회담에서 보인 NLL 무력화 시도와 대북전단 살포·상호비방 중지를 계속 제기하면서 남한 내 남남분열을 책동알 가능성도 없지 않다. 우리 정부는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해 북한의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자기들과 상관없다며 발뺌을 해왔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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