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한국산업은행이 6000억원이 넘는 부실채권을 17억원에 신생 대부업체에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은이 대부업체에 부실채권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이 21일 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해 2월 204개 업체의 6141억원어치의 부실채권을 케이디에스 캐피탈이라는 대부업체에 17억원에 팔았다.
일반적으로 금융사들은 대출받은 기업들이 이자 납입과 원금 상환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하고 3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부실채권으로 분류 후 매각 절차를 밟는다.
산은 역시 정당한 절차를 밟아 매각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국책은행이라는 점에서 도의적 책임을 면키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부실채권을 대부업체에 매각함으로써 업체들이 채권을 매입한 대부업체의 채권추심에 시달리게 했다는 점이다. 204개 업체 가운데 138곳은 지난 6월말 현재 조세체납 등 신용불량 상태에 놓여 있다.
정 위원장은 “산업발전에 힘써야 할 국책은행이 어려움에 처한 기업을 과도한 채권추심에 시달리게 하는 것은 시대정신을 역행하는 행위"라며 “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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