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김무성, 하룻밤 사이 무슨 일 있었기에…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0초

자신의 개헌 발언 하루만에 "대통령께 죄송" 사과

[아시아경제 최은석 기자, 장준우 기자] '중국발(發) 항명'으로 불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개헌 논란이 김 대표가 공개사과하면서 하루만에 끝났다. 당 주도권을 강하게 거머쥐었던 김 대표의 체면도 구겨졌다. 16일 오전 자신의 중국 방문을 총정리하는 기자간담회에서 '개헌론'을 꺼냈던 김 대표는 17일 귀국 후 첫 당의 공식회의에 나와 개헌 발언에 대해 "제 불찰이며 대통령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자신의 전날 개헌 발언에 대해 "민감한 사안으로 답변하지 않았어야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발언 배경에 대해서도 "중국 방문 활동을 총 결산하는 의례적인 기자간담회가 있었고 국내 문제에 대한 질문이 있었지만 답변하지 않았었다"면서 "정식 기자간담회가 끝나고 식사하는 시간에 저와 같은 테이블에 (앉은) 기자와 환담하는 자리에서 개헌 질문이 나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개헌 질문에) 정기국회 끝날 때까지 개헌 논의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었다"며 "다만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 논의가 (이뤄질 것을) 걱정하는 투로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거듭 "제 불찰"이라고 사과한 뒤 당에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개헌 논의는 일체 없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회의 뒤 별도의 간담회까지 열고 진화에 주력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도 거듭 "대통령께 미안하다. (언론에서) 대통령과 정면충돌로 적어놨던데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발언이 나온 배경도 "내가 경계심이 좀 없는 사람"이라며 실수로 주장했다.

김 대표가 직접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번 일은 김 대표의 당 운영에 적잖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대표 체제 뒤 위축됐던 당내 친박근혜계 진영이 다시 기지개를 펼 기회를 제공한 것이란 분석이 커 계파 간 힘의 균형이 재조정되며 갈등의 여지도 더 커졌다.


친박계이자 맏형인 서청원 최고위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자꾸 주도권을 잡아가려고 하는데 대통령 임기가 아직 3년이나 남았다"면서 "좀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 대표도 간담회에서 "내가 스타일을 구긴 것이고 꼬랑지 내렸다고 할 것"이라며 이번 논란으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위축될 수 있음을 알렸다.


당내에선 무엇보다 이번 일로 박 대통령의 당내 영향력을 재확인하고 친박계가 다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분석이 많다. 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김 대표가 당 회의 직전 이완구 원내대표와 단독 면담을 갖고 당 회의에 참석했다는 점을 들어 "청와대가 이 원내대표를 통해 김 대표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김 대표의 당 운영은 사실상 '박 대통령 흔들기'였는데 이번 일로 김 대표의 스텝은 꼬였다"며 "청와대가 김 대표에게 집권2년차라는 점과 상하관계를 인식시켜준 것"이라고 봤다.


비박근혜계 진영은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관련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해프닝을 "참모진의 보좌 잘못"이라고 설명하는 등 불편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김 대표의 사과로 개헌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가 개헌의 구체적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과 이날 회의에서 개헌 발언 자제를 주문하며 "정기국회 끝날 때 까지"라고 시일을 못박은 점 등을 고려하면 이후 논란이 재점화 될 개연성이 크다. 이 원내대표가 회의에서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기를) 언론인에게도 당에서 부탁드린다"고 한 것도 이 불씨가 워낙 세고 민감하기 때문이다.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
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