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이후 한 자릿수 낮은 신장
지난달 상용차판매 16% 줄어
현대기아, 공장증설 두고 고민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세계 최대 완성차 생산·판매국가인 중국에서 지난 달 신차판매량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제재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러시아를 비롯해 인도, 브라질은 올해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완성차업체 가운데 이들 신흥국가에서의 판매비중이 높았던 현대기아자동차의 고심도 커졌다.
16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중국 내 신차판매량은 198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증가폭은 최근 19개월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달 전년 대비 증가율이 20%를 상회했으나 올해 들어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평균 두 자릿수 이상 증가세를 기록했으나 7월 이후 한 자릿수로 떨어진 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차종별로 보면 승용차의 경우 전년 대비 6.4% 늘어나 상대적으로 나았으나 상용차 판매량은 16%나 줄었다. 승용차와 상용차 판매비중은 8대2 정도다. 지난 달 판매량(198만대)은 올해 월 평균치인 190만대보다는 많은 수준이나 통상 9월이 국경절을 앞두고 신차수요가 연중 가장 많은 시기인 점을 감안하면 예상치에 많이 미치지 못한 판매실적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지 승용차시장에서 제너럴모터스(GM)와 2위를 다투는 현대기아차는 지난 달 15만2265대를 판매, 전년 대비 실적이 11.8% 늘었다. 현대차가 평균치를 밑돌았으나 기아차가 올해 초부터 가동한 3공장에서 K4 등 신차생산에 들어가 시장평균치를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점유율은 늘었으나 현지 신차시장의 성장세가 과거에 비해 둔화됨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고민도 깊어졌다. 신흥시장으로 꼽히는 브릭스 가운데 유일하게 중국 시장만이 꾸준히 커졌지만 앞으로 상황을 낙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브릭스 가운데 다른 국가 신차시장이 줄어들거나 여전히 불안한 점은 현대기아차에게는 악재로 꼽힌다.
브라질과 러시아는 올해 들어 지난 달까지 전체 신차판매량이 전년 대비 각각 8.8%, 13% 줄었다. 인도도 올 상반기까지 줄었으나 총선 후 정세가 안정을 찾으면서 하반기 들어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브라질에서 5~6위권, 러시아와 인도에서는 각각 2위 업체로 꼽힐 만큼 현지 판매비중이 높다.
이런 가운데 현대기아차가 중국 내 생산시설을 늘리는 등 외형확대 전략을 그대로 고수할지도 관심이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에 승용차공장 6곳과 상용차공장 1곳을 가동중인데, 여기에 충칭과 허베이에 신규 완성차공장 2개를 한꺼번에 추가하는 방안을 두고 현지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폴크스바겐ㆍ르노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잇따라 중국에 신규투자계획을 밝히고 있어 향후 공급과잉 시기가 앞당겨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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