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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차원의 '세월호' 마지막 진상조사가 남긴 의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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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검찰의 6일 수사 결과 발표에 이어 10일 감사원도 세월호 침몰사고에 관한 최종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회 국정감사와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예정되어 있지만 정부기관의 조사는 감사원의 조사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끝났다. 세월호 참사는 무능한 정부, 탐욕스러운 기업, 부끄러움을 모르는 시민사회의 민낯을 드러내며 우리 사회를 시험대에 오르게 했다. 진상 조사에 나섰던 감사원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감사원 감사는 왜 중요했나= 감사원 감사와 관련해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어가 하나 있다. '정도가 알맞고 바르다'라는 뜻의 '적정'이란 단어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살피면 '적정하지 않았다, 부적정' 등의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검찰과 경찰은 범죄가 있는지 여부를 가려 위법 사항이 있을 경우 이를 다루지만 감사원은 해당 기관이 법을 지켰는지를 넘어서 일을 제대로 바르게 했는지를 살펴보기 때문에 '적정'을 따지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면 법적으로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더라도 국가기관이 제대로 바르게 행동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은 감사원이 유일한 기관인 셈이다.

흔히 검찰과 감사원의 진실규명 노력이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정치권이 특별검사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진실규명의 또 하나의 기회가 있다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특검은 본질적으로 범죄 행위만을 수사하고 기소할 수 있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앞서 금태섭 변호사는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보고를 받고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할지라도 그것 자체가 범죄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사를 하라고 (법원이) 손을 들어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범죄 유무를 가리는 특검으로는 세월호 참사 당시에 위법한 사항만 다를 수 있을 뿐 제대로 대응했는지 여부는 따질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차원의 '세월호' 마지막 진상조사가 남긴 의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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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감사원 감사는 왜 문제가 되나= 감사원의 세월호 최종감사 결과가 발표되자 야당에서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는 노력을 하지 않은 채 수박 겉핥기식 조사 결과라는 비난을 면할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통합진보당, 정의당 등 야3당이 일제히 지적한 문제는 감사원 감사 결과에 청와대에 대한 언급이 빠져 있다는 점이었다.

10일 발표한 감사원 '세월호 침몰사고 대응 및 연안여객선 안전관리·감독실태'에서는 청와대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이후 공개될 예정인 감사원 감사 전문에도 청와대에 대한 언급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가 제대로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는지는 꾸준히 제기되어온 문제다. 참사 당일인 4월16일 오후 5시께 박근혜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을 방문했을 때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는데 그렇게 찾기 어렵습니까"라고 언급했다. 학생들은 배 안에 있었기 때문에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뉴스를 통해 온 국민이 알고 있는 시점이었다. 이 때문에 참사 당시 청와대가 박 대통령에게 제대로 된 보고를 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당시 방문 동영상을 확인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발언하신 내용을 검토한 결과 다 알고 계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감사원은 실제 대통령에게 어떻게 보고됐는지에 대해서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5월29일 청와대를 방문해 당시 보고 사항 등을 요청했으나 청와대 측으로부터 제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은 채 행정관들을 대상으로 확인서만을 받았다. 당시 청와대가 대통령에게 어떻게 보고했는지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감사원 측은 "대통령기록물법 때문에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아시아경제가 지난 9월13일 보도한 뒤 JTBC방송 등이 후속 보도한 바와 같이 대통령지정기록물은 ‘대통령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대통령 퇴임한 이후부터 보호된다. 따라서 대통령기록물법 때문에 감사원이 청와대의 보고사항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설명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대통령지정기록물을 근거로 청와대가 대통령에게 보고된 사항을 국회 또는 감사원 등에 제출할 수 없다고 한다면 앞으로도 청와대가 특정 현안에 제대로 대응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뿐만 아니라 감사원은 대통령의 중대본 방문 동영상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다 알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지만 감사원이 왜 그렇게 판단을 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아울러 감사원이 판단했다고 설명하는 해당 동영상도 청와대에서 감사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이 청와대를 제대로 감사할 수 있는가?= 우리나라의 현재 정부 조직도를 살펴보면 감사원은 국가정보원과 함께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되어 있다. 이 때문에 감사원이 상급기관인 청와대를 제대로 감사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은 꾸준히 제기되어왔던 문제다.


서기호 정의당 의원이 감사원으로부터 받은 '대통령 수시보고 현황'에 따르면 감사원은 세월호 침몰사고 원인과 구조대응의 문제점 등에 관한 전말을 외부에 공개하기 4일 전에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서 의원실이 확인해준 바에 따르면 감사원은 세월호 침몰사고 대응실태 감사진행 상황 발표한 7월8일로부터 4일 전인 7월4일 청와대에 ‘세월호 침몰사고 대응실태’를 보고했다. 수시보고는 감사원장의 결제를 받아 감사위원회의의 심의·의결을 거쳐 내용을 확정하는 등의 안전장치가 있기는 하지만 감사원이 내용을 확정하기도 전에 감사를 받았던 청와대에 감사 내용 전말을 보고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감사원은 독립적인 헌법 기관이지만 독립성에 대한 의문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지난 4월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보고 당시 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감사원 직원들이 1급으로 승진할 경우 청와대에 인사를 갔다는 사실을 밝혔다. 당시 김 사무총장은 민정수석실 방문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대해 "2월 중순께에 우리 1급 승진자들과 같이 오후 한 3시께 인사하러 간 적은 있다"며 "지난 정부에도 제가 1급으로 승진했을 때도 인사를 드리러 갔었다"고 말했다. 당시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던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에 대해 "감사원에서 1급 승진을 했는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인사를 드리러 간다,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우려했었다.


이 때문에 감사원을 독립된 기관으로 두거나 의회로 소속을 옮겨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개헌 논의가 제기될 때 대통령 권력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주된 안건으로 다뤄지지만 빠짐없이 언급되는 내용 중에는 감사원도 포함되어 있다. 가령 올해 국회 헌법개정 자문위원회는 활동결과보고서를 통해 감사원에 대해 헌법 4장 정부에 담지 않고 별도의 5장에 두도록 해 직무수행의 독립성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소속으로 두어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두지 말고 독립기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제도적 장치로도 안심되지 않았는지 개헌안으로 제시된 안의 첫 조문 2항에는 "감찰원은 그 직무를 독립하여 수행하며 정치적 중립성은 보장된다"라고 되어 있다. 제대로 된 직무감찰과 회계감사를 위해서는 헌법에 이와 같은 조문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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