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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경, 한복 입는 엔카 가수…"내가 일본의 韓문화 전도사"(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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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경, 한복 입는 엔카 가수…"내가 일본의 韓문화 전도사"(인터뷰) 한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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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용준 기자]조국보다 일본에서 더 사랑받는 한국인이 있다. 그는 타향살이만 벌써 22년째 이어오고 있다. 그런데도 늘 "나는 한국인"이라고 강조하고 다닌다. 그의 정체는 최근 일본에서 '요사코이 온나 소란'이란 축제 노래로 사랑을 받고 있는 엔카 가수 한우경이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렀네요. 일본에 건너가기 전까진 한국에서 트로트가수로 활동 중이었죠. 지인이 요코하마에 가게를 오픈하게 돼 노래를 전담해서 불러줄 사람으로 저를 찾았죠. 그래서 3개월 비자를 받아 방문하게 된 게 시작이에요."


사실 요즘도 일본문화에 친숙하지 않은 한국인에게 엔카라는 장르는 낯설기 그지없다. 더구나 한우경은 당시 일본말도 할 줄 모르는 20대 젊은 청년이었다. 그에게 나고 자란 땅을 떠나는 것은 너무 가혹한 도전이 아니었을까.

"엔카와 트로트는 한 뿌리에서 나온 음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접근이 어렵지 않았죠. 그리고 제가 국악을 전공했거든요. 한국 전통 민요도 많이 불렀죠. 그러다보니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도 저를 많이 응원해줬어요. 조금씩 일어 공부도 하게 되고, 낯선 환경에도 차차 적응이 되더라고요."


한우경은 자신의 네 번째 싱글로 '요사코이 온나 소란'을 선택했다. 이 싱글은 지난 8월 발매돼 단숨에 일본 전국 유선차트 엔카 부문 6위까지 올라갔다. 예상하지 못 한 큰 반응에 한우경 스스로도 놀랐다.


한우경, 한복 입는 엔카 가수…"내가 일본의 韓문화 전도사"(인터뷰) 한우경


"정말 기뻤죠. '요사코이 온나 소란'은 일본의 요사코이 소란 축제를 배경으로 그곳에서 마주친 여자에게 첫 눈에 반한 한 남자의 애달픈 마음을 그리고 있어요. 무엇보다 유명한 축제의 분위기와 잘 맞물린 것 같네요. 덕분에 올해 말까지 축제 행사 일정이 꽉 차있죠."


한국의 트로트처럼 엔카에도 깊은 삶의 흔적들이 묻어난다. 각 노래의 가사마다 사연 하나씩을 담고 있고, 가수는 이를 불러 대중들과 그 애환을 공유한다. 한우경이 말하는 엔카의 매력도 이와 같았다.


"배우가 연기를 통해 캐릭터를 설명한다면, 가수는 목소리로 정서를 전달하죠. '요사코이 온나 소란'도 마찬가지예요. 사랑하지만, 너무나 가쁘게 뛰는 가슴에 차마 고백을 할 수 없는 남자의 이야기죠. 이런 사랑의 정서는 국경을 초월하잖아요."


그리고 바로 그런 점이 한우경을 일본에서 사랑받는 엔카 가수로 만들었다. 일본 활동 초기 많은 이들이 그를 '조센징'이라 얕잡아보고 때론 시비를 걸었으나 한우경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다. 그는 오로지 노래를 통해 인간 대 인간으로 소통하길 바랐다.


"절대 같이 부딪히지 않았어요. 그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원칙이죠. 다만 요즘은 이야기를 해요. 우린 다 같은 사람일 뿐이라고 말이죠. 그리고 노래라는 무기가 있어요. 음악 싫어하는 사람 봤나요? 못 봤죠? 정말 만국 공통의 언어라니까요."


한우경, 한복 입는 엔카 가수…"내가 일본의 韓문화 전도사"(인터뷰) 한우경


일본인들이 그의 이름 석 자를 인정하는 그 순간부터 한우경의 한국 사랑도 다시 꽃을 피웠다. 그는 일본 가요계에서 절대 일본식 이름을 쓰지 않는다. 그리고 무대에 오를 때마다 한복을 고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관객들 중에는 아니꼽게 보는 사람도 많죠. 하지만 무대가 끝나면 태도가 바뀝니다. 먼저 환하게 웃으면서 '언제 또 올 것이냐'고 묻기도 해요. 벌써 오랫동안 일본에서 살고 있고, 사실 선택의 문제인데, 나도 모르게 고집이 생기죠. 집 나오니 더 고향 생각이 난다고 해야 할까요.(웃음)"


한우경은 그뿐만 아니라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사절단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인이 일본 문화를 대표하다니,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는 해외 공연은 물론이고 한국과 일본 양국을 오가며 각종 봉사활동을 통해 재능을 기부해왔다.


"다양하게 다녔죠. 일본 요양원에도 가고 각종 축제에도 참석했죠.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도 일본 사람들을 초청해서 공연도 계속 하고 있어요. 재밌는 사실은, 제가 한국 사람인데 일본팀에서 한복을 입고 그들의 문화를 홍보한다는 것이죠. 같이 노래도 해요. 한복 입고 아리랑을 부를 때 가장 행복하죠."


한우경의 한국 사랑은 마르지 않는 우물과 같았다. 오랜 세월도 그 정체성을 바꿔놓지 못 했다. 그런 그에게 남은 꿈은 바로 한국에서의 활동이다. 실제 내년 음반 공개를 목표로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작업 중이라나. 꼭 그의 소리를 그리운 고국의 방송에서도 들을 수 있길 바란다. 그 때가 기다려진다.




장용준 기자 zelr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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