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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시진핑 열전]소비稅의 덫, 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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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가 죽었다…부랴부랴 임금 올려 움츠린 민실 끌어내기

제10 리포트 - 일본의 내수정책
돈 무제한 찍어내다 천문학적인 빚 쌓이자
17년만에 소비세 올렸지만 소비지출은 곤두박질
최저임금 12년만에 최대폭 올려도 속수무책
내년말 2차 인상 앞둬 역풍 더 거세질듯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아베 신조 총리의 집권 이후 내수정책은 '뜨거운 감자'였다. 뜨거운 감자는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을 의미하는데 내수 진작과 재정적자 방지 사이에서 아베를 난처한 상황으로 몰아넣었기 때문이다.

아베는 과도한 양적완화에 따른 재정적자를 막기 위해 소비세를 인상했고 이로 인해 내수는 큰 타격을 입었다. 이후 이를 만회하기 위해 최저 임금을 올렸지만 적자에 발목이 잡힌 아베는 다시 한 번 소비세 인상 카드를 꺼내야 할 상황이어서 위축된 일본 소비에 또다시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아베노믹스에서 아베겟돈으로= 아베노믹스 성패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실패했다고 평가하는 가장 주된 요인은 아베노믹스가 소비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고 오히려 소비 위축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당초 아베노믹스는 금융완화와 엔저정책이 수출과 기업이익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고 이는 주가 상승과 투자증가, 임금 상승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비 증가로 연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윤전기로 돈을 찍어서라도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말한 아베가 찍어낸 것은 돈 뿐만이 아니라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정적자도 함께였다.


이를 막기 위해 아베는 올해 4월 소비세를 8%로 전격 인상했다. 17년 만의 인상이었다. 앞서 일본은 1989년 4월 소비세(3%)를 도입했고 1997년 4월에 5%로 한 차례 인상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소비세 인상은 일본 경제 둔화로 직결됐고 일본 국민들은 소비세 인상에 대해 트라우마가 생겼다. 1997년 하시모토 류타 일본 총리가 소비세 인상을 단행하자마자 성장세를 보이던 일본 경제는 둔화됐고 이듬해에는 자국 내 금융 불안 및 아시아 외환위기 등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소비세의 직격탄을 맞은 민간소비는 소비세 도입과 인상 직후인 1989년 2분기와 1997년 2분기에 각각 1.7%, 3.5% 감소해 일본 경기 부진의 주요인이 됐다.


이번에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일본의 8월 가구당 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해 소비세율은 인상한 4월 이후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비지출은 소비세율 인상 전인 3월에는 7.2% 증가했으나 소비세율 인상으로 4월에는 -4.6%로 곤두박칠쳤다.


알렉스 프리드먼 UBS 웰스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소비세율 인상이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하며 '아베겟돈(아베 총리와 지구 종말 최후의 전쟁터라는 뜻의 아마겟돈을 합성한 말)'이라 말했을 정도로 소비세율 인상에 대한 우려는 컸고 그 결과도 만만치 않았다.


소비세 인상에 따른 소비 위축 국면을 만회하기 위해 아베는 임금 인상 카드를 내놨다. 일본 정부는 올해 최저임금을 시간당 16엔 오른 780엔(약 7612원) 인상했다. 이는 12년 만의 최대 인상폭이다.


이 같은 조치에도 실질 임금의 하락세를 막진 못하고 있다. 일본의 7월 명목 임금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2% 이상 상승했고 10월부터 적용되는 최저임금도 올랐지만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임금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7% 하락했다.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에 미치지 못해 실제 소득 수준이 소비를 늘릴 만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소비세 인상의 충격에서 점차 회복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백화점협회에 따르면 8월 전국 백화점 매출액(기존점 기준)은 전년 동월 대비 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세 인상 이후인 4월부터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감소폭이 전월의 2.5%에서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9월 판매도 중순까지 도쿄지역에서는 약 3%가 늘었고 전국에서도 2%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플러스 전환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아직 남은 소비세 인상 '역풍'= 아베는 지난 5개월간 지지율 하락 등 소비세 인상 역풍을 호되게 맞았다. 최저임금 인상 등의 카드로 이를 누그러뜨리긴 했으나 내년 10월 2차 소비세 인상이 예정돼 있어 역풍이 다시 한 번 거세게 불 것으로 우려된다.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은 지난달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늘어나는 사회보장 비용을 충당하고 예산 적자를 메꾸기 위해서는 소비세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아베 정부는 추가 인상을 강행할 것으로 보이지만 주변 여건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내년 10월 소비세율이 기존 8%에서 10%로 추가 인상하는 것에 반대하는 국민들이 6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지표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부담이 되고 있다. 8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5% 줄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0.2%의 증가를 예상했지만 소비 둔화에 따른 여파로 재고가 늘면서 기업들이 생산량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의 올해 3분기 성장률이 시장 전망치인 4.0%를 크게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WSJ는 소비세율을 추가 인상할 경우 아베노믹스가 목표로 한 경기회복세가 궤도에서 이탈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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