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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회장 '노선(勞選) 투쟁' 심상찮다…'노치' 논란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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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직원 서명운동 벌이며 회추위에 내부출신 선출 압박…윤종규 전 부사장 주목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KB금융그룹 회장 심층면접 후보가 이달 중순 4명 내외로 선정될 예정인 가운데 국민은행 노조가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내부 출신' 회장 선임 압박이 얼마나 통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만약 최종면접 후보들이 내부인사에 치중된다면 앞으로 KB금융은 '관치(官治)'가 아니라 '노치(勞治)'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높다.


6일 KB금융에 따르면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이달 중순 제4차 회의를 열어 회장 후보를 4명 내외로 압축할 예정이다. 현재 압축된 8명의 회장 후보들을 대상으로 외부 전문기관(Search Firm)에 의뢰해 평판조회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기초로 4명 내외로 최종 후보들을 선임한다.

현재 압축된 회장 후보는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김옥찬 전 국민은행장 직무대행, 양승우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장,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는 직원 서명운동까지 진행하면서 내부 출신을 회장으로 뽑아줄 것을 회추위에 압박하고 있다. 노조측은 "KB금융을 외부 낙하산이 아닌 내부에 맡겨 달라는 직원들의 집단적인 열망이 확인된 만큼 회추위도 이러한 직원의 바람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노조가 순수 KB맨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고 적어도 수년은 KB에서 일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내부 출신으로 분류될 수 있는 후보는 윤종규 전 부사장, 김기홍 전 수석부행장, 김옥찬 전 행장 직무대행, 지동현 전 부사장이다. 이 가운데 정통 KB맨이 아닌 외부출신 중에는 김 전 수석부행장, 윤 전 부사장, 지 전 부사장으로 추려진다.


금융권에서는 노조가 밀고 있는 내부인사로 특히 윤 전 부사장을 주목하고 있다. 윤 전 부사장은 1973년 외환은행에 입행한 후 1981년 제25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를 역임했고 2002년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 때 부행장으로 스카우트돼 KB맨이 됐고 재무전략을 총괄했다. 2004년 김정태 전 행장과 함께 KB를 잠시 떠나 법무법인 김앤장의 상임고문으로 있다가 2010년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이 취임하면서 KB금융지주 부사장(CFO·재무담당최고책임자)으로 KB에 복귀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국민은행지부가 특정인물을 밀어주기 위한 활동을 벌이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또다른 노동조합인 새노조측은 "현 제1노조인 국민은행지부가 윤 전 부사장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며 "노조위원장이 내부 출신 범위를 언급하면서 낙하산의 개념마저 변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내외부 따지지 말고 통합과 능력중심의 인사가 객관적으로 평가돼야 한다"며 "이번 최종 후보 4인에 내부 출신 인사들로만 치중된다면 노조의 압박에 회추위가 손을 들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치가 아닌 노치가 새로운 논란으로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능력이 검증된 내부 중심인사,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 관치가 배제된 인사의 원칙이 적용되는 KB금융의 회장과 은행장 선임돼야 할 것"이라며 "실추된 불신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태의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해야 할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들이 마지막으로 유종의 미를 남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중순에 선정될 4명 내외의 최종 후보들에 대해서는 후보별로 90분 동안의 심층면접을 실시한다. 5분의 자기소개와 85분의 질의응답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회추위는 인터뷰 종료 후 후보들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투표를 진행해 재적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은 후보 1명을 이달 말께 최종 회장 후보로 선정할 예정이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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