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웬 푸 쫑 베트남 당 서기장 訪韓…이재용 부회장 찾아와 '감사표시'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베트남 최고지도자인 응웬 푸 쫑 당 서기장이 1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방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회동한다. 해외 국가 정상이 삼성의 사업장이 아닌 서초사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쫑 서기장은 이 부회장과 베트남 투자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한 뒤, 삼성전자가 베트남 남부 호찌민에서 추진하는 가전공장 투자승인서 전달식도 직접 참관한다. 이 부회장과는 코퍼레이트클럽에서 만찬도 함께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퍼레이트클럽은 삼성을 찾은 귀빈(VIP)을 맞이하기 위해 서초사옥 내에 마련된 곳이다.
해외 국가 정상이 삼성 서초사옥을 찾는 것은 이례적이다.
1995년 반도체 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이 기흥사업장을 방문했고, 당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의 면담에서 중국 인재육성 투자를 부탁했다. 그 후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과 주룽지 전 총리, 리커창 총리 등 중국 정상들이 기흥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했다.
스페인 까를로스 국왕, 덴마크 여왕, 인도 프라티바 파틸 대통령, 멕시코ㆍ헝가리ㆍ오스트리아 대통령 등도 삼성의 사업장만 방문했다. 올 7월 신라호텔에서 이 부회장을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서초사옥이나 사업장을 찾지는 못했다. 서초사옥에는 주로 구글, 도시바,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 IT업계 CEO들이 방문해 실무적인 논의를 했다.
이렇게 베트남 최고지도자가 삼성 서초사옥을 직접 찾는 것은 삼성의 대대적인 투자가 베트남 경제에 미친 효과가 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삼성의 투자에 대한 '감사 차원'의 방문이기도 하다.
삼성이 이미 베트남에서 집행했거나 앞으로 집행할 예정인 투자규모는 약 80억달러로 잠정 추산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공장(박닌성ㆍ타이응웬성) 외에 삼성전기 타이응웬성 공장과 삼성디스플레이 박닝성 공장 등 전자 계열사들이 대거 베트남에 진출했다. 또 삼성중공업도 베트남 진출 여부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앞으로 베트남을 전략 거점으로 삼고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베트남 정부 역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호찌민 동부 사이공하이테크파크(SHTP)에 들어서게 되는 삼성의 가전공장에 대해 6년간 법인세를 면제하고, 4년간 5%의 세율을 적용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의 삼성 생산기지를 방문해 보면 공장 뿐 아니라 근처 교통, 각종 인프라, 금융 등 여러가지가 활성화 된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삼성의 투자 금액이 1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베트남 정부도 삼성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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