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한일 양국이 1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여는 한일 차관급 전략대화가 양국 간 외교관계 정상화의 길을 열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한일 차관급 전략대화가 처음으로 열리는 만큼 한일 정상회담 개최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경제관계 등 양국 관계 전반을 논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양국 외교관계 완전 정상화의 잣대라고 할 수 있는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일본 측에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줄 것을 주문하고 있지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날 전략대화는 중단됐던 회의 재개를 통해 한일 외교관계 정상화의 길을 열었다는 정도의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태용 외교부 제1차관과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1일 오후 도쿄에서 차관급 전략대화를 갖는다.
한일 전략대화는 단순한 현안 협의를 넘어 중장기 관점에서 지역 및 범세계 이슈를 폭넓게 협의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2005년 시작됐으며 이번이 13회째다.
한일 차관급 전략대화의 본래 목적이 양국 간 전 세계적 외교이슈를 포함한 공통 관심사를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이날 양측 간 회담에서는 북핵문제 등 동북아지역 안보정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외교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그는 내년 한일수교 50주년을 앞두고 양국관계 개선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어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본은 정상회담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지난 19일 모리 요시로 전 일본총리를 통해 올 가을 정상회담을 갖자는 아베 신조 총리의 친서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이번 대화에서 어떤 식으로든 답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렇더라도 일본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서 진전된 내용을 내놓지 않고 있는 만큼 일본이 원하는 답변을 주지는 않을 것이며 따라서 이번 전략대화 역시 '쉽지 않은' 대화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일본군 위안부 동원과 관련해 진보 신문인 아사히 신문이 기사를 취소하는 등 일본에서는 반동적인 움직임도 있어 일본 정부가 해결책을 제시하고 우리와 관계개선을 하려는 게 쉽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일본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일본이 진정성을 보이라는 것을 말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정상회담 개최 합의 후에도 일본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정상회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양측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국장급 협의, 북핵 문제와 관련한 한·미·일 삼각 공조 강화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 차관은 동북아협력구상 설명회와 일본 대학생 간담회 일정을 가진 뒤 2일 오후 귀국한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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