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30일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은 두 회사가 처한 현안 해결과 위기 극복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이날 경남 거제 조선소에서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상으로 열린 설명회에서 “두 회사는 서로가 가진 강점과 약점이 뚜렷해 서로 보완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합병은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합병 이후 매출 목표를 ‘2020년 40조원’으로 제시했다. 부분별 목표로 ▲조선 6조원 ▲해양시추설비 4조원 ▲해양생산설비 8조원 ▲화공플랜트 11조원 ▲발전설비 4조원 ▲산업환경 2조5000억원을 제시했다.
합병 이후 성장전략에 대해 “조선 부문에서는 친환경 선박, 고효율 추진시스템 등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 신조 거점을 확보해 거점별 주력 선종 차별화로 매출을 성장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합병을 통해 기대하는 가장 큰 시너지(상승효과)로 ‘설계 역량 확보’를 들었다. 그는 “통상 해양플랜트 설계 인력을 신규 육성하는 데는 3∼5년이 걸리지만, 타사 사례를 보면 육상플랜트 설계 인력을 해양 설계인력으로 육성하는 데 6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삼성엔지니어링의 설계 인력 가운데 해양플랜트 톱-사이드(상부) 상세 설계가 가능한 인원이 약 1000명에 달한다”며 “해양생산설비에서 가장 큰 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육상과 해양플랜트에 적용되는 기술의 약 60%가 상호 호환이 가능한 데 이중 프로세스, 기계장치, 전기제어 등의 분야는 약 90% 호환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박 사장은 합병 이후 삼성중공업의 조달·납기관리 역량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일단 조달 측면에서 원가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양사의 연간 구매 물량은 약 10조4000억원 수준인데, 통합구매를 통해 조달 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즉시 통합 구매할 수 있는 품목만 해도 약 1조 1000억원에 달한다”며 “통합 구매를 통해 연간 약 1000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통합구매 물량은 2∼3년 내 3조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돼, 원가 절감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이 보유한 주요 기자재업체 관리 역량을 확보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회사측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사장은 “양사의 합병을 통해 중장기적으로는 대형 해양 생산설비의 설계부터 제작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EPC(설계구매시공) 기업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엔지니어링 입장에서도 LNG 액화설비에 대한 경험을 축적하고 육상플랜트 모듈화를 통한 수주경쟁력 향상도 기대된다고 봤다. 삼성중공업이 진행하는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프로젝트의 기본설계(FEED)와 상세설계 검증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사의 합병으로 부채비율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박 사장은 “2014년 6월말 현재 양사 재무상태표를 기준으로 추산해 보면 합병회사의 부채비율은 223%”라며 “이는 기존 삼성중공업의 단독 부채비율 226%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