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러시아는 자국에 대한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유엔 총회 참석 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현지에서 블룸버그 TV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주민들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우리의 입장이 정직한 것으로 간주한다"며 우크라이나와 관련한 입장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 제재 등으로 인한 러시아 경제의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그러한 일은 러시아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서도 일어난다"고 지적하면서 "이 때문에 조바심을 내지는 않고 있으며 우리가 항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라브로프 장관은 뒤이어 자국 TV 방송 '제5채널'과의 인터뷰에선 러시아와 미국관계에 '제2의 리셋'(resetㆍ관계 개선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라브로프는 "우리(러시아)는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에 큰 관심이 있지만 우리가 관계를 훼손한 것은 아니다"며 "지금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심각하게 악화했던 양국 관계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정부 들어 개선됐던 상황을 일컫는 미국식 용어인 리셋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국은 자신들이 러시아와 함께 구축했던 협력 시스템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면서 "'리셋 2.0'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서방과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가길 원치 않는다는 러시아 정부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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