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아이폰6 플러스를 손으로 휘면 몸체가 구부러지는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애플이 해명에 나섰지만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원인 파악보다는 사태 진화에 급급한 모습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면서 '밴드게이트'는 오히려 확산되는 분위기다. 앞서 신형 모바일 운영체제 iOS 8의 업데이트 오류까지 불거지면서 아이폰6의 초반 돌풍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애플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애플은 25일(이하 현지시간)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는 애플의 높은 품질 기준을 모두 만족하거나 초과 달성했다"며 "구부러짐은 극히 드문 일이고 일상적인 사용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문제로 애플에 연락을 취한 고객은 현재까지 9명뿐이라고 덧붙였다.
아이폰의 휨 현상은 아이폰6 플러스 구매자 일부가 손으로 본체를 휘어본 결과 구부러진 상태로 복원이 안 되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논란을 낳았다. 바지 뒷주머니에 넣어뒀다가 본체가 휘었다는 사연 등의 피해사례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 빠르게 퍼졌고, 유튜브에도 구부러지는 테스트 동영상이 논란을 낳았다.
급기야 미국 언론들까지 나서 '벤드게이트'라며 휨 현상을 비중 있게 다루자 애플이 부랴부랴 해명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애플의 해명에도 상황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야후와 구글 IT 뉴스 사이트에는 "해명에 대해 믿을 수 없다", "문제 발생 신고 고객이 9명뿐이라는 해명은 설득력이 없다" 등의 반응이 들끓고 있다. 미국 소비자 잡지인 컨슈머리포트가 휨 현상에 대해 과학적이고 권위있는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더욱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애플의 굴욕은 이 뿐만이 아니다. 하루 전에는 '업데이트게이트'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사용자 중 일부가 원래 깔려 있던 iOS 8.0을 iOS 8.0.1로 업데이트했을 때 통화 불능 메시지가 뜨거나 터치ID 지문인식 센서가 작동하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하면서 업데이트를 한시간여 만에 중단했던 것. 이날 애플 주가는 '벤드게이트'와 '업데이트게이트' 논란 등으로 3.8% 급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6의 첫 주 판매량이 1000만대를 돌파하면서 승기를 잡았던 애플이 이번 사태로 역풍을 맞고 있다"며 "밴드게이트에 대한 애플의 향후 대응이 부적절할 경우 사태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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