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판매 3~4%대 증가 예상 '평작' 수준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서 미국 쇼핑시즌 소비 경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나 되는만큼 추수감사절·크리스마스·신년으로 이어지는 미국 쇼핑시즌의 소비 경기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시장 관계자들은 연말 미국 쇼핑시즌 소비 경기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평범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회계법인 딜로이트는 올해 11월~내년 1월 소매판매(자동차·휘발유 제외) 규모가 9810억~98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보다 4.0~4.5% 증가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소매판매 증가율은 2.8%에 그쳤다.
올해 연말 미국 소비경기가 지난해보다 활기를 띨 것으로 본 것이다. 소득이 증가하고 실업률 하락으로 고용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한결 소비에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딜로이트는 분석했다.
딜로이트는 오프라인보다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온라인 판매가 더 활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온라인과 통신판매 증가율은 13.5~14%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딜로이트는 오프라인 판매에서도 디지털 기기의 영향력이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딜로이트의 앨리슨 폴 부회장은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매장을 방문하기 전이나 쇼핑 중에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는 소비자 비율이 8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실제로 물건을 구매하기 전에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미리 정보를 얻는다는 것이다.
폴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소비자들보다 실제 구매로 행동이 이어지는 경우가 40%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딜로이트는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구매 행태가 오프라인 매장 판매액 예상치의 절반에 해당하는 3450억달러 매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추산했다.
딜로이트의 판매 예상 증가율은 지난 19일 컨설팅업체 알릭스 파트너스가 제시한 예상치보다 높은 것이다. 알릭스 파트너스는 딜로이트와 달리 11~12월 판매액만을 기준으로 연말 소매판매 증가율 예상치를 3.5%로 제시하며 최소 3.2%, 최대 3.8%의 판매 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알릭스 파트너스 집계 기준으로 지난해 연말 소매판매 증가율은 2.3%였다.
알릭스 역시 지난해보다 활기찬 쇼핑시즌을 예상한 것이다. 하지만 알릭스 파트너스는 연말 소비 경기가 지난해보다는 나아지겠지만 연말 소매판매 예상 증가율은지난 10년간(2008년 제외) 평균 증가율 5.1%에 미치지 못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2월 소매판매액 규모는 5950억4800만달러였다. 당시 알릭스 파트너스 예상치 6054억1000만달러에 미달했다.
블룸버그는 올해 개학 시즌 소비 규모가 당초 기대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 하고 있다며 따라서 연말 쇼핑시즌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고 전했다. 지난해와 같은 제살 깎아먹기식 할인 경쟁이 재연되면서 소매업체들의 연말 실적이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개학 시즌 소매판매 증가율은 3.1%에 그쳐 미국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났던 2009년 이후 최저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3.2% 증가를 예상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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