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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휴대전화 사업자 오라스콤이 5억달러 현금을 북한에 보유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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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에서 휴대전화 사업을 하고 있는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의 북한 내 순자산이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북한 당국의 규제 때문에 5억달러에 이르는 현금 잔고도 본국으로 송금하지 못하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이 16일 보도했다.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 (OTMT)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6월 말 현재 회계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오라스콤이 75%의 지분을 갖고 있는 북한 휴대전화 회사 고려링크의 순자산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고려링크의 순자산은 지난해 3월 말 4억2000만달러에서 12월말 6억4000만달러로 크게 늘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6월 말 현재 5억700만달러로 20% 감소했다.


반면, 고려링크의 현금 잔고는 같은 기간 동안 4억8000만달러에서 5억1000만달러로 늘어났다.

오라스콤은 북한 당국의 규제 때문에 현금 잔고를 외화로 바꾸지 못하고 북한 원화의 형태로 그대로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본국 송금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회계감사 보고서는 이 같은 문제를 이유로 고려링크의 현금 잔고를 ‘비유동성 금융자산’으로 계속 처리하고 있다.


보고서는 고려링크의 순자산 감소와 현금잔고 문제를 별도의 특기사항으로 지적하면서 현금 잔고 규모는 북한의 공식 환율을 적용한 추산치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말에 이어 이번에도 자회사별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사업부문별 매출액은 밝혔다. 이에 따르면, 고려링크의 매출액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2600만달러 (1억8900만 이집트 파운드)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0만달러가 늘어났다.


보고서는 북한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늘면서 매출도 함께 늘었다고 설명했지만 정확한 가입자 수는 밝히지 않았다.


오라스콤은 지난해 5월 고려링크 가입자 수가 2백만을 넘어섰다고 발표한 뒤 더 이상 가입자 수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북한전문 인터넷 매체인 '노스 코리아 테크'(North Korea Tech)가 오라스콤 측으로부터 들은 바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가입자 수가 240만명을 넘었다.


고려링크는 지난 2008년 12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뒤 5년 반 만에 가입자 200만명을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휴대전화 시장이 거의 포화상태에 이른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 오라스콤 회계감사 보고서는 북한이 유엔과 미국, 유럽연합 등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받고 있다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고려링크의 영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지만 제재가 강화될 경우 금융 조달이나 오라스콤 본사와의 금융거래, 북한 내 영업이 위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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