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이퍼링 영향…환변동보험 가입, 작년 절반 수준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우리 중소기업의 환 리스크 노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변동보험을 이용 중인 수출 중소기업의 수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15일 "올 들어 8월까지 환변동보험에 가입한 중소기업의 수출 계약금은 총 68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4825억원의 47%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월별로는 1월 1012억원, 2월 562억원, 3월 861억원, 4월 696억원, 5월 303억원, 6월 1002억원, 7월 1558억원, 8월 836억원이다.
수출 중소기업의 환변동보험 이용 실적이 하강 곡선을 그린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따른 환율 상승 기대감으로 기업들이 적극적인 환 헤지를 기피했고 이러한 추세가 현재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연간 환변동보험 이용 실적은 1조7000억원으로, 이 중 83%인 1조4000억원이 환율 변동성이 심했던 지난해 상반기에만 집중됐었다. 당시 원ㆍ달러 환율은 달러당 1050~1160원대에서 등락하는 등 변동성이 컸기 때문이다. 무역보험공사 관계자는 "우리 수출 중소기업은 환 헤지를 하는 경우에도 환율 급등락시 분위기에 편승해 헤지하거나 특정 이슈에 기대어 헤지 시점을 잡는 경향이 높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서도 환율은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나 1050원대 붕괴 후에는 바닥에 근접했다는 인식과 환율 재상승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환 헤지에 소극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 환율 변동성이 컸던 1월과 6월, 7월에는 가입이 급증하는 현상도 반복했다.
환변동보험은 수출입 거래액을 특정 환율에 고정시켜 기업이 미래 환율 변동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환 리스크 관리 상품이다. 대상 통화는 미국 달러화, 유로화, 엔화, 위안화다. 일반형 상품의 경우 수출 기업은 환율 하락시 손실을 보상받고, 환율 상승시 이익금을 무보에 납부해야 한다. 올해 1∼8월 환 변동에 따라 무역보험공사가 상품에 가입한 기업에 지급한 보험금은 246억원, 기업으로부터 받은 환수금은 37억원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우리 수출 중소기업이 환 리스크에 많이 노출돼 있다"면서 "지난해 환변동보험을 이용했던 기업 중에서 올해에는 환 리스크가 크지 않다 보고 재가입을 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이어 "환율 변동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중소기업은 엔저 심화에 따른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우려스럽다"며 "환 리스크는 평소에 대비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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