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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과 통합' 따로국밥…수험생 어찌 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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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구분해서 뽑는데 고교는 합치고…대입제도 개편 없이는 한계 있어…"현장 의견 배제, 땜질식 개정"

[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문과와 이과의 칸막이를 없애 융합형 인재를 기른다는 취지로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학생들에게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적 기초소양을 고르게 길러 주자는 취지에는 전반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현장의 의견이 세심하게 반영되지 않은 졸속 추진으로 '백년대계'란 말이 또 한번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산하기구 참교육연구소와 참교육실이 7월11~23일 전국 중등교사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6명이 '문이과 구분 폐지'라는 큰 틀에는 찬성하지만 무려 84.4%가 교육과정 개정 사실에 대해 '모른다'고 응답했다. 전교조는 논평을 통해 "교육과정 개정에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려는 교육 당국의 노력이 없었고 현장 교원의 목소리가 소외돼 왔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인문계 고교에서 사회과목을 가르치는 박모 교사(46)는 "정부가 교육과정을 일방적으로 바꾸고 교사들은 그걸 언론에서 처음 접하게 되는 방식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교육과정이 현장과 유리된 채 정부의 몇몇 관료와 대학교수 등에 의해 결정되면서 학교 현장에 혼란이 오지만 교사들은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땜질식'으로 교육과정 개편을 밀어붙이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교총은 보도자료를 내고 "대입개편의 부수적 산물로 교육과정이 지나치게 자주 바뀌다 보니 학교현장에는 피로감이 쌓여 부담과 우려가 앞서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이 학교 현장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과정 개정에 짙은 피로감과 우려를 나타내는 근본적인 이유는 일방적인 절차에도 문제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교육이 대입제도에 종속돼 있는 한 교과 단위나 교과서 개편과 같은 방식으로는 교육과정 개정의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국가교육과정개정연구위원회 주최로 지난 12일 열린 '2015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 공청회'에서 이원춘 창곡중학교 교사는 이번 개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입제도와 수능이 필수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사는 "고교 교육과정은 수능과 대입제도에 의해 운영 체제가 결정되는 게 현실"이라며 "학교 현장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수능의 '자격고사화'에 대해 이번 기회에 적극적인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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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도 대입제도 개편에 관한 비전이 없는 교육과정 개선에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다. 박 교수는 "문·이과 통합은 교육과정 문제보다는 수능의 문제"라며 "대학의 학생 선발과 고등학교 교육과의 불일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통합형 교육과정은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괴리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임시적·한시적 위원회가 아니라 법적 근거를 둔 상설 교육과정위원회를 구성할 의향은 없는지 교육부에 질의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초정권적 국가교육위를 만들고 그 산하에 국가교육과정위를 둬서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절차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권한과 임기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교육과정 개정안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사항 가운데 하나인 '소프트웨어(SW) 교육 필수' 방안도 신중한 절차와 논의 없이는 현장에 도입되기까지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경규일 소프트웨어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대학들이 컴퓨터교육 관련 학과를 컴퓨터공학과 등과 통합하는 추세이고, 정보교사 임용도 충분히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인데 갑자기 SW교육이 중요하니 당장 도입하려는 것은 성급하다"며 "학계에서조차 교육과정의 범위나 용어, 명칭 등이 통일돼 있지 않은데 이러한 상황을 정부가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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