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도 SOC예산 올해 23조7000억 보다 더 늘리기로
-특히 지방과 안전 SOC에 집중 투자하기로
-민원성 SOC 많은 '쪽지 예산' 정부안에 끼워넣기 쉬울 수 있어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 정부가 내년도 예산 편성에 지방·안전에 대한 사회간접자본(SOC) 부문을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민원성 SOC 사업이 주를 이루는 '쪽지 예산'이 올해 더 횡횡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일 2015년도 예산의 확장적 편성 방침을 공식화하며 올해 23조7000억원인 SOC 예산을 내년엔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1년 전 발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2015년 SOC 예산을 22조원으로 줄이는 등 2017년까지 연평균 5.7%씩 줄여나가기로 했지만 경기 상황을 감안해 방향을 바꾼 것이다.
정부가 내년도 SOC 예산 편성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안전과 지방이다. 시설 안전·유지·보수 등을 위한 SOC 투자라는 것이다. 도로 안전 강화 예산은 7858억원에서 1조원 이상으로, 일반철도시설 개량은 2600억원에서 4000억원 이상으로 각각 늘렸다. 성산~담양 고속도로(1566억원), 진주~광양 철도(2000억원) 등 지방 SOC 사업 예산도 대거 포함됐다.
정부의 예산이 시설의 개·보수와 지역 안전에 집중 투자됨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올해 '쪽지 예산' 끼워넣기가 더 쉬워질 수 있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쪽지 예산은 국회의원들이 정부 예산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지역구 사업을 국가 예산안에 끼워넣도록 쪽지로 요청을 하는 것을 말한다.
국회 예결위 관계자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내년에 SOC 사업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고 예산도 지방과 안전 분야에 집중돼 있다"며 "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갖다 붙이기에 더 수월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쪽지 예산은 민원성이 많다 보니 사회 SOC에 치중된다. 길이나 도로를 넓히고, 항만 시설 확충 등이 주를 이룬다. 지난해 SOC 관련 예산은 국회 통과 과정에서 정부안보다 5574억원이나 늘어났었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살펴보면 굽은 도로를 펴고 노후 철도를 교체하는 작업 뿐만 아니라 전국 국도의 싱크홀 등 안전취약 시설물에 대한 보수 예산도 포함돼 있다. 지역주민이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안전체험관 추가 건립도 안전 예산 항목에 들어가 있다. 붕괴 위험이 큰 학교시설을 개·보수하는 예산 지원도 검토 중이다. 지역구 예산을 추가로 끼워 넣는 데 근거가 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이다.
쪽지 예산은 올해 뿐만 아니라 점점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대규모 SOC 관련 재정 사업을 추진하기 전 경제성을 검토하는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을 현행 '사업비 500억원 이상 사업'에서 '1000억원 이상 사업'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정부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업이 늘어나는 만큼 의원들이 쪽지 예산을 끼워넣어야 할 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