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국내은행이 최근 실시한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를 모두 통과하는 등 외화건전성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감독원은 지난 7월말 모든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전 은행이 이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외환건전성비율도 모든 은행이 지도비율을 크게 상회했다.
8월말 기준 3개원 외화유동성비율(잠정)은 110.1%로 지도기준인 85%보다 크게 높았다. 또 1개월갭과 7일갭 비율(잠정)도 각각 2.6%, 2.0%로 지도기준인 -10%, -3%보다 높았다.
외화차입 상황은 전반적으로 양호했다. 8월 중 국내은행의 외화차입금 차환율(잠정)은 단기와 중장기 모두 안정적이다. 단기 차환율은 79.2%나 올 1~8월 중 단기차환율은 98.3%로 100%에 근접했다. 중장기 차환율은 최근 외화 유동성 호조에 따른 차입 수요 감소 등으로 83.3%의 순상환을 기록했다.
8월 중 외화차입금 평균 가산금리(잠정)는 전월 대비 단기가 4.1bp 상승했지만 중장기의 경우 전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국채5년물 CDS프리미엄은 8월말 51bp로 전월말 55bp 대비 4bp 하락했다.
국내은행의 외화건전성은 양호한 상태지만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잠재리스크 요인은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먼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양적완화 종료 시점이 10월로 예정된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금감원은 연준이 조기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에 속도를 낼 경우 신흥국 투자자금이 유출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기둔화도 발목을 잡는다. 중국은 최근 부동산시장이 침체되고 생산과 소비가 부진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목표치인 7.5%를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향후 중국의 경제 성장세 둔화가 현실화되면 중국 진출이 활발한 국내 금융사에게는 부담이 된다.
아르헨티나, 브라질의 경기침체, 중동에서의 무력충돌도 변수다. 아르헨티나가 13년 만에 다시 디폴트를 선언했고 브라질도 고물가와 경상수지 적자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또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충돌, 서방국가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미국의 이라크 공습도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또 유로존, 일본 등을 중심으로 선진국 경기가 침체되는 것도 문제다. 유로존은 2분기 경제가 '제로' 성장세를 기록했고, 일본도 지난 4월 소비세 인상(5%→8%)으로 2분기 GDP가 '마이너스' 성장(-1.7%)했다.
금감원은 우리나라 경제의 펀더멘탈을 감안하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잠재리스크가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면 충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잠재리스크 요인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보수적인 외화유동성 관리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금융사에 대해서는 자체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는 한편 선제적으로 외화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