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세계 곳곳의 자연재해로 올 상반기 국내 손해보험사의 해외점포 영업실적이 적자로 돌아섰다. LIG의 적자폭이 가장 컸으며 지역별로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적자를 냈다.
3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손해보험사 해외점포 영업실적'에 따르면 올 상반기 손보사 해외점포는 50만달러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상반기 4020만달러 규모의 흑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영업실적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이는 자연재해 등 고액 보험사고가 다수 발생한 영향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손해율은 73.8%로 인도 홍수·필리핀 태풍 하이옌·중국 우시공장 화재사고 등 세계 곳곳의 재해·재난으로 전년 동기(50.4%) 대비 23.4%포인트나 증가했다.
해외에 진출한 손보사 6곳 중 2곳의 영업실적이 적자로 전환됐고 회사별로는 LIG의 적자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상반기 357만3000만달러 규모의 흑자를 낸 LIG는 올 상반기 2298만달러 가량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코리안리 역시 1200만6000달러의 흑자에서 155만4000달러 가량의 적자로 돌아섰다. 반면 동부화재(307만6000달러)와 삼성화재(1922만3000달러)는 흑자를 냈다. 해외점포를 운영 중인 손보사는 삼성·현대해상·LIG·동부·코리안리·메리츠 등 6개사다.
지역별로는 미국(-2100만달러)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흑자를 기록했으나 싱가폴·중국·인도네시아 등 주요 지역에서 전년동기 보다 이익폭이 감소했다.
다만 외형은 커져 이들 점포의 총자산은 올 상반기 29억6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0억3200만달러(53.6%)나 증가했다. 이는 매출 확대에 따른 재보험자산과 운용자산이 늘어난 영향이다. 부채는 22억5500만달러로 책임준비금이 6억8800만달러 가량 증가하면서 전년동기 대비 9억6600만달러(74.9%)나 증가했다. 자기자본은 7억500만달러로 자본증자에도 불구하고 누적이익 감소로 전년동기 대비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점포 매출이 늘면서 영업규모도 성장하고 있지만 외형신장에만 집중할 경우 손실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보험계약 인수심사 강화 등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해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립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현지상황에 맞는 다양한 전략수립 등을 통해 손보사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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