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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피아, 입으론 "척결" 뒤로는 "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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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연대, '퇴직후 취업제한 운영보고서 2014' 분석
- 농식품부 퇴직자는 김치협회 전무이사, 주한미군사업단 공무원은 미군기지 입찰 건설사 재취업
- 정부 심사기준 업무관련성 부서로만 한정 감시 '구멍'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이혜영 기자] #1.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 퇴직 공무원이 2012년 3160억원 규모의 주한미군기지이전 간부 숙소 건설공사를 수주했던 한 건설회사의 자문역으로 취업했다.
#2. 농림축산식품부 소속 공직자가 퇴직 후 감독 대상인 김치협회 전무이사나 제당협회 전무이사로 취업했다.
#3. 조달청 소속 공직자가 퇴직 후에 정부조달품목을 공급하는 업체들의 연합체에 전무이사나 전무로 취업했다.

정부가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을 공언했지만 감시망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소장 장유식 변호사)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퇴직 고위 공직자 재취업 심사 실태를 분석해 3일 발표한 '퇴직 후 취업제한제도 운영실태 보고서 2014'에 따르면 심사를 통과한 이들 중 20% 이상이 업무 관련성이 있는 분야로 취업을 했다.


2013년 6월부터 2014년 5월까지 공직자윤리위가 취업심사를 한 취업예정자는 총 257명이다. 공직자윤리위는 이들 중 33명은 업무연관성이 있는 업체에 취업한 것으로 봐 취업을 제한했지만, 나머지 224명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허용했다.

공직자윤리법은 재산 등록 및 공개를 하게 돼 있는 4급 이상 공무원(일부 특정분야는 7급 이상) 및 공직유관단체 임직원과 1급 이상 고위공직자에 대해 퇴직 후 취업 시 심사를 하게 돼 있다. 재산등록의무자였던 공직자는 퇴직 후 2년 이내에 사기업체에 취업을 하는 경우 퇴직 전 5년간 속했던 부서의 업무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업체인지에 대해 취업제한 확인심사를 받는다.


참여연대가 공직자윤리위 심사를 통과한 224명의 취업실태를 재점검한 결과 이들 중 최소 49명은 근무했던 기관이나 부서와 업무연관성이 상당히 높은 업체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경찰서장을 지낸 공직자가 경찰 감독 대상인 경비업체 임원으로 취업하는 게 허용됐다. 군수사령부 출신 공직자가 방위산업체나 관련 협회에 취업하는 것도 심사를 통과했다.


대통령비서실, 검찰청, 감사원 등 영향력이 막강한 기관 출신 퇴직 공무원들은 공직자윤리위 취업심사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이들의 경우 국정 전반과 관련이 있는 업무의 포괄성 때문에 업무연관성 특정이 어렵다는 점에서 취업심사 통과에 수월하다.


그러나 사기업체에 들어간 이들 기관 퇴직공직자들은 사실상 로비스트로 활용돼 감독·조사, 과세·처분 등 행정의 공정성을 저하시키는 폐해의 주범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참여연대는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취업심사시 판단기준이 되는 업무관련성의 범위가 소속 부서업무로만 한정돼 있어 역부족"이라며 "업무 관련성 범위를 소속기관 업무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직자윤리위 관계자는 "관련법에 근거해 퇴직 공직자 취업심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제도 자체의 한계가 문제의 원인이라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직자윤리위가 안전행정부 산하에 있어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개선이 필요한 사안이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로서는 공직자윤리심사 제도가 관피아를 막을 유일한 장치인데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면서 "외관상으로는 업무 연관성이 없어 보여도 좀 더 자세히 보면 관련성이 발견되는데 그걸 제대로 보지 못하면서 사실상 로비스트 역할을 하도록 문을 열어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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