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일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을 만나 "추석에 아이들 차례상이라도 차려줘야 하는데 진도에 실종자 가족이 아직 계셔서 음식도 차리지 못한다"며 "잊지 않겠다고 다짐을 해왔고 추석도 다가오고 해서 위로를 드리러 찾아왔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은 박 위원장을 향해 며 "4·16 이후의 삶을 찾을 수 있도록 책임있는 분들이 끝까지 애써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단발성이 아니라 꾸준하게 계속 관심을 가져 달라"며 "해경이나 해수부의 잘잘못은 나중에 따지고, 마지막 한 사람을 찾을 때까지 수색에 지장없도록 야당 의원들이 신경 써 달라"고 요청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실종자 가족들이 진료를 받고 있는 전남 목포 한국병원에 방문해 "이주영 해수부 장관에게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실종자 가족의 입장에서 청와대와 여당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지만 신통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면서 "야당으로서 할 수 있는 데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실종자 가족은 "정부의 조직개편으로 대규모의 인사이동이나 징계가 있을 우려때문에 현자에서 수색하는 인력들의 사기가 거의 땅에 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정부·여당과는 다른 안을 가지고 있는 야당이 힘있게 싸워달라"고 말했다. 또 "그만큼 야당을 믿고 있고, 팽목항에서는 여당의 역할이 사실상 없다"고 덧붙였다.
실종가 가족 측 배의철 변호사는 "우리가 찾으려는 것은 주검이 아니라 잃어버린 희망"이라며 "희망을 건져 올리고 안전한 대한민국에서 살 수 있게 야당이 끝까지 함께 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위원장은 약 30분 동안 실종자 가족들과 대화를 나눈 뒤 일부 가족이 진료를 받는 현장을 방문해 위로했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박 위원장은 "정의화 국회의장이 오늘 오후에 유가족과 직접 중재에 나서보겠다고 했다"며 "의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의장의 중재를 이번 주까지 기다려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 의장은 추석을 넘기면 국회가 장기저개으로 파행되지 않겠냐는 상당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5일이라도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했지만 과연 그렇게 될까…"라며 말을 흐렸다.
향후 정기회나 국정감사 일정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에서 단 한 번도 요청이 없었다"며 "어제 본회의 개최도 여당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들었고, 정 의장이 사실상 야당에 요청을 한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 운영과 관련해서는 과반 이상의 의석을 가진 여당의 책임"이라며 "정기국회에 대한 새누리당의 의지가 있느냐에 대한 부분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새누리당과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원회의 3차 협상이 결렬된 데 대해서는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협상은 차치하고서라도 앞에서는 유가족을 만나고 뒤에서는 악성 루머를 퍼트리거나 신원조회를 하는 등의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분노해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박 위원장의 진도 방문에는 유기홍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 윤후덕 비서실장, 김광진 부좌현 의원 등이 함께 했다. 박 위원장 일행은 이어 진도 팽목항을 방문한 뒤 광주 양동시장에 들러 민생 현장을 점검할 계획이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