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합병 소식에 전날 동반 강세를 보인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이 하루만에 나란히 내리막을 걷고 있다. 제한적인 합병 시너지 기대와 합병비율 논란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 오전 9시18분 현재 삼성엔지니어링은 전거래일 대비 3.20% 내린 6만9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1.90% 하락한 2만84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대우증권은 삼성중공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매수’에서 ‘단기매수(Trading buy)'로 하향하고 목표주가 역시 3만3500원으로 낮췄다. 하나대투증권은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박무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부정적인 해양산업 전망과 능력에 비해 과도한 외형,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계열사간 합병으로 삼성중공업은 감당해야 할 부담이 더욱 늘어나게 됐다”면서 “이번 합병으로 상선분야에서 경쟁 조선소와의 기술 격차가 더욱 벌어지게 될 것이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원은 “구체적 협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시급한 구조적 결합만 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향후 시너지를 찾아나갈 것이라고 밝히지만 향후 2년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멀리 내다 볼 그림을 서둘러 그리는 배경으로 삼성그룹 승계작업도 거론된다. 성 연구원은 “이건희 회장의 경영복귀가 사실상 어려워 승계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짚었다.
합병 후 시너지에 앞서 합병비율 산정을 둘러싼 논란도 제기된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합병 기준 존속법인 시총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주 지분율은 29%이나 자본총계 기여비중은 13.5%”라고 지적했다. 상반기 말 연결기준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자본총계는 각각 5조6508억원과 9595억원, 이번 양사 합병비율은 1대2.3590390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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