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하나대투증권은 2일 삼성중공업에 대해 합병 시너지는 제한적이면서 부담은 커졌다며 투자의견 ‘중립’, 목표주가 2만3000원을 유지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해양분야에서 기본설계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무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한국 해양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라면서 “한국 업체끼리 단순히 인력을 합친다고 해서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다”고 평했다.
또 삼성중공업이 실력 대비 과도한 외형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중공업의 시가총액은 61억 달러, 삼성엔지니어링을 더해도 87억 달러로 프랑스 테크닙(Technip)의 105억 달러에 못 미친다. 삼성중공업의 매출액은 136억 달러로 테크닙의 124억 달러보다 크지만, 수익력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올해 상반기 기준 테크닙의 16% 수준까지 낮아졌다.
박 연구원은 “능력에 비해 과도한 수주로 외형은 커졌지만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면서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으로 양적 규모를 늘린다해도 질적 성장은 사실상 어려워 기업가치가 향상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정적인 해양산업 전망은 합병 효과를 더욱 반감시킨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미국 셰일 혁명의 영향으로 Oil major들의 해양분야 투자여력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면서 “부정적인 해양산업 전망과 능력에 비해 과도한 외형,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계열사간 합병으로 삼성중공업은 감당해야 할 부담이 더욱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조선업 경쟁력이 흔들릴 우려도 제기됐다. 박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한국 조선업이 세계 1위로 올라서는 주역 중 하나”라면서 “이번 합병으로 상선분야에서 경쟁 조선소와의 기술 격차가 더욱 벌어지게 될 것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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