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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 왜 서둘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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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삼성 합종연횡' 끝내기 작품

중복사업 정리해 시너지 키워 경쟁력 강화작업 연내 마무리
비상장사는 상장, 지분율 높여 이재용 중심 경영승계 실탄 마련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김승미 기자]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이 12월1일자로 합병한다.

소문만 무성하던 건설·중공업부문 계열사가 갑작스럽게 합병계획을 발표한 것은 연내에 사업재편을 마무리 짓겠다는 삼성그룹의 의지로 읽힌다. 사업재편의 핵심은 계열사별 사업을 단순화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중공업에 이어 건설부문을 마지막으로 삼성그룹의 사업구조재편 시나리오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 플랜트분야 시너지효과 노린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은 경쟁력 강화에 무게가 실려 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플랜트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해 플랜트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인다는 얘기다. 대형화를 통해 세계 플랜트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 양사의 고객사 네트워크 공유가 가능하다는 점도 합병을 결정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최근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삼성엔지니어링을 해체해 플랜트 부문은 삼성중공업, 건설 부문은 삼성물산에 통폐합한다는 방안이 거론됐다. 그러나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1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삼성중공업을 중심으로 덩치를 키워 해외 플랜트 분야와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사의 합종 연횡은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 시장 진출을 선언한 삼성엔지니어링의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2012년 영국의 엔지니어링 업체 에이맥(AMEC)과 해양엔지니어링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엔지니어링이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한 건의 수주를 따내지 못하자 지난해부터 삼성중공업과 포괄적 협력을 강화해왔다. 삼성중공업의 주요 프로젝트인 나이지리아 에지나 부유식원유생산저장 및 하역설비(FPSO)인 이른바 '에지나 프로젝트'에 삼성엔지니어링 오프쇼어 사업본부 인력 100명을 투입했다. 100명의 오프쇼어 사업본부 직원들 중 일부는 나이지리아 현장으로, 일부는 삼성중공업 거제 조선소로 파견해 설계 업무에 참여했다.


핵심 인력 교류도 이어졌다. 엔지니어링이 지난해 영입한 이탈리아 엔지니어링업체 사이펨(Saipem)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을 지낸 미셸 레네를 부사장을 삼성중공업으로 전보 발령했다. 직원 교류도 이어져 플랜트 분야 노하우를 공유하기도 했다.


◆'마하속도'로 사업재편하는 삼성…다음은 '건설부문'= 삼성그룹은 최근 빠른 속도로 사업재편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여러 계열사에 걸쳐 있는 중복사업을 정리하고, 수직계열화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만들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건강 악화가 사업재편의 가장 큰 이유다. 건강상 급한 위기는 지났지만, 사실상 경영복귀는 어렵다는 전망에 따라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전자와 금융, 건설 등 주력 계열사 모두 이재용 부회장 중심 체제를 만들 계획이다.


삼성SDS와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등 이 부회장의 지분이 높은 비상장사는 상장해 이 부회장의 계열사 지분율을 높이고, 상장사들의 배당성향을 높여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이 자금은 상속세 등 경영승계를 위한 실탄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도 서서히 끊으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계열사들은 합치고 쪼개면서 이 부회장 중심으로의 체제 전환을 위해 지분을 빠르게 변동할 전망이다.


최근 그룹 내에서는 태스크포스(TF)를 조성, 이 부회장의 승계 시 미디어와 주가 영향, 삼성전자 등 계열사 장악력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계열사 간의 시너지도 고려했다. 지분정리 효과도 있지만 삼성SDS와 삼성SNS 합병, 삼성SDI와 제일모직 합병,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 합병 등은 사업경쟁력 강화에 무게가 실렸다.


다음 순서는 건설 부문이다. 특히 삼성물산은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데다 순환출자 연결고리의 핵심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사업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에서 건설부문만 따로 떼어내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건설 계열사들에 관심이 많은데, 삼성물산이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데다 삼성물산(상사)이 그룹의 모태 기업이라는 상징성도 있어 눈여겨봐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합병을 발표한 삼성중공업은 삼성엔지니어링과 '1대 2.3590390'의 비율로 합병키로 했다. 합병 이후에도 최대주주는 삼성전자로 유지된다. 합병 후 1대주주는 삼성전자가 12.6%, 2대주주는 국민연금으로 6.1%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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