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건설업 등 취약업종 비중 여전히 높아…총 위험노출액은 97조로 소폭 줄어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올 상반기 국내 금융지주들의 10대 주채무계열 그룹 신용공여를 비롯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 규모가 9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소폭 줄어든 수치이긴 하지만 여전히 금융사들이 대기업에 막대한 대출과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금융지주사들이 보유한 부실채권 중 조선해운업, 건설업 등 이른바 취약업종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1일 하나·신한·KB금융지주 등 금융지주 3곳의 2014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10대 주채무계열 그룹에 대한 신용공여 등 위험노출액 규모는 총 74조7068억원으로 추산됐다.
지주사별로 살펴보면 하나금융이 32조5280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그 중 SK가 4조7241억원으로 순위가 가장 높았고, 삼성,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이 각각 4조6190억원, 4조475억원, 5조18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에스케이는 자회사 에스케이텔레콤이 하나SK카드 특수 관계인으로 있는 등 업무적 연관성이 높아 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대기업 영업이 활성화 된데다 외환은행도 외환업무 비중이 커 대기업 거래 비중이 높은 편이라 규모가 타 금융지주사보다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10대 주채무계열 그룹에 대한 신용공여 규모가 24조26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이 5조2510억원으로 가장 컸고, 현대중공업 5조910억원, SK 3조2700억원, 현대자동차 2조6280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은 총 규모가 18조1550억원으로 추산됐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4조1560억원, 현대자동차가 3조4590억원, SK 2조2340억원, 엘지 1조8360억원 등 재계 순위와 유사했다.
우리금융은 10대 주채무계열 그룹 신용공여를 보고서에 공개하지 않았다. 단, 30대 거액 익스포져(위험노출액) 22조216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10대그룹 위험노출액을 최대로 산정해 30대 거액 위험노출액으로 가정한다면 4대 금융지주의 총 신용공여 위험노출액은 최대 96조9231억원으로 추산된다. 같은 방식으로 산정한 지난해 상반기 99조821억원에 비하면 다소 규모가 줄었다.
4대 금융지주가 갖고 있는 대표적인 20개 부실채권 중에는 조선·해운업과 건설·부동산업 등 대표적인 취약업종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강선건조업, 선박제조업, 화물 운송업 등을 포함한 조선·해운업은 총 2조6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4대금융 20대 부실채권 총 규모 5조7776억원의 36%에 해당된다. 또 아파트 건설업, 도로 건설업, 부동산 임대업 등을 합한 건설·부동산업의 부실채권 규모는1조3781억원으로 추산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에 취약업종에 부실채권 절반 이상이 몰렸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양호해진 것"이라면서도 "여전히 충당금에 취약업종의 비중이 큰 것은 리스크가 상존해 있다는 것으로 건전성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차차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신용공여=대출금, 지급보증, 기업어음(CP) 매입, 사모사채 외에 역외 외화대출, 크레디트 라인, 회사채, 미확정 지급보증 내용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빚을 의미한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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