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보다 더 저렴한 지유, 올해 한국 온다
저렴한 가격에 엔저까지…오사카 관광명소로 인기
제2의 유니클로, 日spa 브랜드 '지유'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눈이 부실정도로 휘황찬란한 불빛과 어우러진 천변, 이색간판들이 들어선 거리, 일본 오사카 도톤보리다. 오사카를 방문한 관광객들이라면 빠지지 않고 찾아가는 이 곳, 도톤보리 신사이바시 쇼핑가 한 가운데에 제2유니클로라 불리는 SPA 브랜드 '지유(GU)'가 입점해 있다.
지유는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의 자매 브랜드다. 올해 안에 한국에 론칭할 예정이다. 유니클로의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Fast Retailing)은 국내 패션시장 침체 속에서도 유니클로가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것을 보고 지유의 한국 진출을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490엔, 990엔, 1990엔, 2490엔. 매장을 들어서자마자 하얀 바탕에 빨간색으로 새겨진 저렴한 가격이 구미를 당겼다. 찌는 듯한 무더위에 에어컨이 빵빵하게 돌아갔지만 매장 디스플레이는 온통 가을 신상품, 그러나 가격은 여름 세일품인지 의심케할 정도로 저렴했다.
지유의 파격적인 가격은 엔저 덕에 더욱 치명적인 매력이 됐다. 신상 티셔츠 한장에 5000원, 가을마다 구매 충동을 불러 일으키는 빨간색 타탄체크 원피스도 2만5000원이면 끝. 올해 이른 추석, 친척들 앞에서 가볍게 가을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코디 한벌에 3만원이 채 안됐다.
옷을 이렇게 팔면 남기는 할까. 쓸데없는 걱정이 머리를 스쳤다. 과거 일본의 어려운 경제 상황이 녹아 있어 거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가격이다. 한국에서는 유니클로를 히트텍 외에 사본 적 없는 기자 역시 패셔너블한 지유의 옷들에는 눈길이 갔다. 게다가 가격도 더 저렴했다. 이른바 '착한 가격'으로 한국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던 유니클로보다 더 싸다. 일본에서 유니클로보다 2배 빠르게 성장했다는 얘기가 절로 수긍이 갔다.
지유의 소문을 듣고 매장을 찾은 한국 관광객들이 '싸다'며 내지르는 탄성도 이곳 저곳에서 들을 수 있다. 바구니에 여러 가지 옷들을 쓸어담고서도 탈의실로 향하는 그들의 뒷모습이 당당했던 건 저렴한 가격 때문이리라.
도톤보리에 위치한 지유의 여성의류 매장은 3층까지 이어진다. 4층에는 남성복이 있다. 매장 내 엘리베이터로 올라가 본 2층에는 스포티한 의류가, 3층에는 여름 세일품목과 액세서리들이 층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일본패션 특유의 키치룩을 잘 표현하는 니트모자, 가죽 야구모자, 베레모는 물론, 레오파드 힐부터 깜찍한 체크무늬 단화까지 무엇하나 쉬이 넘어갈 수 있는 것들이 없다. 올 가을에는 모자로 포인트 좀 줘볼까. 그래봤자 7900원 꼴인데.
이미 같은 생각을 한 이들로 인해 계산대는 북적였다. 엔저 때문에 관광객이 늘었다는 것을 그들도 알았을까. 상냥한 미소로 손님을 맞는 도톤보리 지유 매장직원들은 여권을 보여주면 그 저렴한 가격에서 5%를 추가 할인한다고 안내해준다. 지유 쇼핑백에 예상치 않게 한 가득 옷을 담고 나오면서도 오히려 돈 벌어 간다는 뿌듯함이 드는 건 왜일까...아, 싸다!
오사카(일본)=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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