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나란히 경징계를 받으면서 '경영 공백'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벗어나게 됐다.
하지만 주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임 회장과 이 행장 등 경영진 사이에 갈등이 깊어진 상황에서 이를 봉합할 수 있는 대승적 차원의 화합이 시급한 상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불어 닥친 그룹 안팎의 사건들로 인해 임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진 상태다. 특히 내홍의 가장 큰 역할을 한 주전산시스템 교체 논란으로 '편가르기' 등 임직원들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또 금감원이 지난 6월 말부터 두 달 정도 임 회장과 이 행장 등 KB금융 임직원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면서 KB금융의 전반적인 경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KB금융 관계자는 "주전산시스템 교체 논란 이후 임직원들의 동요가 컸던 것은 사실"이라며 "임 회장과 이 행장이 경징계를 받은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직의 내홍이 하루빨리 봉합될 수 있도록 임 회장과 이 행장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소통과 화합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과 이 행장측 간의 화합과 협력은 향후 임원 인사와 LIG손해보험 인수 마무리 등 당면한 경영 현안들을 잘 처리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노조와의 갈등을 푸는 일도 숙제다.
KB금융 경영진들은 22일 오후 수도권 인근의 한 사찰로 떠나 1박 2일 일정으로 템플스테이를 할 예정이다. 경영진간 화합과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날 템플스테이에는 임 회장을 비롯해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KB투자증권, KB생명보험, KB자산운용, KB캐피탈, KB저축은행, KB부동산신탁, KB인베스트먼트, KB신용정보, KB데이타시스템 등 전 계열사 대표와 경영진이 참석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딩뱅크로 다시 우뚝 서려면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신뢰 회복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며 "국민은행 노조도 투쟁에만 몰두하지 말고 경영진들과의 화합과 협력을 통해 KB금융이 당면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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