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르포]벌써 7개나…땅 꺼지는 한숨 속 파는 송파구

시계아이콘02분 0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삼성물산 긴급 지질검사·보수 작업중…서울시 비상대책본부 출범해 안전대책 설명

[르포]벌써 7개나…땅 꺼지는 한숨 속 파는 송파구
AD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땅굴 모양 동공(텅빈 동굴) 다섯 곳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는 서울 송파구 석촌역과 석촌지하차도, 인근 배명사거리는 18일 퇴근시간인 6시께 차량 소리보다는 호루라기 소리로 시끄러웠다. 교통경찰 7명이 지시봉을 들고 교통을 통제했다. 차들은 도로변의 한 개 차로로만 갈 수 있었다. 석촌 지하차도는 우회해야 했다.

석촌역 앞 구두수선 상가 주인 김모(62)씨는 "통행이 불편하다. 안전문제도 걱정되는데 손님도 그런 탓에 별로 없는 것 같고…"라며 도로 중앙부에서 하는 공사를 지켜봤다. 김모씨의 시선은 지질검사를 하는 모습으로 향해 있었다. 지하철 9호선 공사구간을 따라 석촌지하차도 입구방면에서 지질검사 작업이 한창이었다. 시공사였던 삼성물산의 인부들은 각각 지질검사를 위해 물을 양수기로 뽑아내는 작업을 했다. 작업에 한국전력 직원도 동원됐다." 지질검사할 때 배선에 이상이 있는지도 파악해야 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석촌역측면 지하차도 입구에는 모래포대가 쌓여 있었다. 덤프트럭 한 대를 채울 만한 양이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들은 "싱크홀(땅꺼짐)이 나오면 메우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들은 서울시의 판단을 기다린다고 했다. 현장의 서울시 관계자들은 싱크홀의 정확한 위치와 설명, 상태 등을 묻자 "담당자가 상황실에 있다"면서 답변을 피했다.

지난 16일 새로 발견된 동공은 석촌역 방향 석촌지하차도 입구에서 약 15m 정도 안쪽으로 들어간 곳에 있었다.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폭 5.5m, 연장 5.5m, 깊이 3.4m인 이 동공 위측의 도로부는 푸른색 천으로 덮여 있었다. 동공 옆에는 작업을 위한 구멍을 뚫고 사다리가 설치돼 있었다. 인부들이 이를 위아래로 분주하게 오갔다. 그 전에 발견된 싱크홀은 배명사거리 부분에 있었고 그 사이에 석촌 지하차도 중간 부분에서 싱크홀이 발견됐다.


주민들은 싱크홀에 우려를 보였지만 정확한 위치나 내용은 파악하고 있는 경우가 드물었다. 석촌지하차도 부근을 지나던 인근 주민 장순도(73)씨는 새로 발견된 싱크홀의 위치를 알려주자 "그것까지는 잘 몰랐다"면서 "하수관에서 그게 발견됐으면 시공사에서 먼저 체크했어야 하지 않나. 점검을 했어야 하는데 시에서 조치내려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니... "라고 혀를 찼다. 그는 "그래도 지금이라도 발견된 것이 다행이다"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6개월 전 석촌지하차도 인근으로 이사를 온 이수진(25)씨는 이를 후회하고 있다. 그는 "지반 침하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걱정이 크다"면서 "특히 이런 상황에 대해 공지해 주지 않는 것은 아쉽다. 시에서 설명을 했다고 하지만 구체적이지 않고, 주로 기사를 통해서 진행과정을 알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잠실 지역의 지반이 약한 것을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주민도 있었다. 석촌지하차도 인근 주민 정모(25)씨는 "주변 동네라 기사를 검색하고 문제점을 찾아봤다"면서 "잠실은 원래 지반이 약한 곳인데 롯데 측에서 롯데월드를 지으면서 약화되고, 다시 9호선 공사로 더욱 약화돼서 문제가 터진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주변에서 자꾸 이야기하니 불안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집값 문제를 걱정하는 주민들도 있었지만 인근 공인중개사에서는 아직까지 집값 변동은 없다고 했다. 석촌동의 나라공인중개사를 운영하는 곽모씨는 "사람들이 아직까지는 집값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석촌동 아파트 가격은 싱크홀이 처음 발생한 지난 6월부터 8월 현재까지 가격 변동이 없는 상태다.


석촌 지하차도 인근의 파란색 5층건물에는 싱크홀 대책본부가 꾸려져 있었다. 4층은 삼성물산, 5층은 서울시와 감리단이 상황실을 지킨다. 이들은 싱크홀 주변 안전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역할을 맡는다. "석촌지하차도 싱크홀 안전대책에 대한 설명을 주민들에게 충분히 하려 한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대책본부는 실제로 이날 10시30분께 주민 20여명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었다. 시 관계자는 "현장 감리단장이 브리핑을 하고 안전하다고 설명했는데 시민의 질문이 쏟아졌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시민들은 싱크홀이 주변부로 확대될 가능성은 없는지, 건물 밑의지반이 안전하다고 계측된 결과는 맞는 것인지를 물었고 차량통제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현장 감리를 맡고 있는 연규범 수성엔지니어링 전무는 "16일 발견된 싱크홀에 대해 흙과 골재를 채우는 방식으로 안전조치했다"며 시민에게 안심할 것을 당부했다. 인근 건물이 지반이 위험한지를 측정하는 계측기를 통한 점검결과도 이상 없다고 했다.


밤이 깊으며 빗줄기가 거세졌다. 인부들은 우비를 걸치고 철야작업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5일부터 밤 11시께까지 작업하고 있다"고 했다. '9호선 석촌역이 이렇게 건설됩니다'는 9호선 석촌 지하철역의 청사진을 그린 광고물 옆으로 지질검사 작업은 밤 늦게까지 계속됐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