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지난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업데이트 설치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일부 사용자들의 PC가 부팅조차 불가능한 상태로 망가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MS는 백업을 이용해 시스템을 복구하고 문제의 업데이트를 제거하도록 피해 고객에게 권고했으나 이 사실을 널리 알리지 않고 있다.
17일(현지시간) MS 커뮤니티 질의응답 게시판(answers.microsoft.com)에 따르면 지난 12일 MS가 내놓은 업데이트를 PC에 설치했더니 심각한 '블루스크린'(윈도 컴퓨터 시스템이 다운되면서 파란 화면이 나타나는 증상)이 발생한다는 사용자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 중 많은 수는 심지어 안전 모드로 재부팅하는 것조차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윈도 업데이트 탓에 PC가 부팅이 안 되는 상태로 망가져 버릴 경우 고객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백업으로부터 시스템 복구나 재설치 작업을해야만 하고 그 후에도 문제의 업데이트를 스스로 제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증상은 윈도 7의 64비트 버전에서 가장 흔히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문제가 생기자 해당 업데이트로 연결되는 링크를 제거하고 관련 게시물을 수정ㆍ변경했다. MS의 관련 지원 문서 번호는 'MS14-045'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해외 정보기술(IT) 전문 매체들에 따르면 MS가 문제를 파악한 다음날인 지난 16일에도 윈도 자동 업데이트를 통해 문제의 업데이트가 PC에 다운로드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윈도 업데이트는 어느 한 지역에 국한되는 일이 아니어서 한국 사용자들의 피해 또한 예상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사용자들은 SNS를 통해 “어쩐지 업데이트한 이후 PC가 이상해졌다”는 등의 반응을 남기기도 했다.
한국MS 측은 “국내 고객들의 불편사항 접수 등은 확인되고 있지 않지만 우리 쪽에서도 역시 업데이트 관련한 문제가 확인돼 해결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MS 역시 문제가 발견됐을 당시 상황을 파악했으나 본사와 마찬가지로 사용자들에게 대처방법 등을 알리지 않고 있다. 오류 발생의 원인과 피해 규모 모두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용자들에게 관련 소식을 알리지도 않고 있어 책임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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