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16일 10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이뤄지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가 전 세계 150개 나라에 생중계된다. 이에 따라 세계인의 눈과 귀가 서울 광화문광장에 향해 있다. 광화문광장은 2002년 월드컵 대회 동안 '붉은 악마'의 물결로 수놓아 한국 문화의 새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이 자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복미사를 집전한다.
KBS TV는 역사적인 미사 장면을 150여개국에 방송 및 온라인 생중계한다. 또한 평화방송(PBC)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모바일로도 생중계를 실시한다. CNN 등 외신들도 미사 현장을 생중계한다.다른 외신들도 유례없는 취재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번 교황 방한에는 외신 23개국 127개 매체 353명이 참여한다.
◇ 붉은 제의, 한복 입은 성모=이날 교황을 비롯, 모든 주교단과 사제단은 붉은색 제의와 영대를 착용한다. 붉은색은 순교, 성령 등을 상징한다. 교황과 주교단 및 사제단이 입을 제의와 영대는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한국관구 수녀들이 디자인하고 직접 손바느질해 완성했다.
시복미사는 한국 전통이 확연히 드러나게 되는 것도 주목거리다. 특히 현재 제대 한 켠에는 한복을 입은 성모상이 놓였다.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한국관구 수녀가 조각한 ‘한국사도의 모후상’은 복건을 쓴 아기예수와 비녀를 꽂은 성모가 한복을 입고 인자한 미소를 띠고 있다. 세상에 예수 그리스도를 내어주는 성모마리아의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교황이 미사 중 앉을 의자에는 ‘건곤감리’ 4괘를 새겼다.
사전행사에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세례명 요셉마리) 씨가 교황 헌정곡을 연주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백씨가 연주할 곡은 프란츠 리스트(1811~1886년)의 '두 개의 전설' 중 첫째 곡인 '새들에게 설교하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다. 백씨의 연주는 시복식 미사 전 신자들의 묵주기도 바로 앞 순서다. 약 8분에 걸쳐 백씨가 연주를 마치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입장해 미사를 집전한다.
◇ 이탈리어어-한국어 순차 통역 = 미사에서 교황은 라틴어를 사용하며, 신자들은 한국어로 응답한다. 강론은 교황이 이탈리아어로 전하면 단락별로 한국어로 순차 통역된다.
시복미사의 백미는 순교자들을 복자로 선언하는 시복 예식이다. 시복 예식은 미사 초반, 참회 예식과 자비송을 바친 후에 시작한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시복시성 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안명옥(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천주교 마산교구장) 주교와 124위 순교자 시복 건의 로마 주재 청원인으로 일해 온 김종수(요한, 로마 한인 신학원장) 신부가 시복청원을 하고 교황의 시복 선언이 이어지면 124위 복자화가 처음 공개된다.
신자들이 낭독하는 보편지향기도(개인이 아닌 교회 구성원 공통의 지향이 이루어지기를 비는 기도. 신자들의 기도(oratio fidelium)라고도 부른다)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진행하며 고등학생, 신학생, 중국인 사제, 수녀, 임산부인 성당 주일학교 어머니 교사 등이 한 주제씩 맡아 낭독할 계획이다.
◇ 자원봉사자 5천명, 제병 18만개 = 한편 천주교계는 이날 행사를 위해 제병만 18만개를 준비했고, 자원봉사 인원만 5000여명을 배치했다. LED 전광판도 광화문 일대에 24개를 설치했다. 교황방한위원회(위원장 강우일 주교)는 사흘전 시복식 행사를 위해 가로 7m, 세로 1.5 m, 높이 0.9m의 제대를 세웠다. 제대 뒤로는 주물 제작한 십자가(가로 3.6m, 세로 4.6m)가 8m 단 위에 설치했다. 십자가에는 한국 순교자의 빛나는 영성이 세계에 알려지길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