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15일 오후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아시아 청년들과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은 남북한 분단과 관련한 질문에 "남한과 북한은 하나다. 같은 언어를 말하고 있다"며 "그것이 희망의 첫 번째 요소"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인 최초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생가터인 솔뫼성지에서 교황은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한 젊은이들과 만남을 가졌다. 그는 4박5일 일정으로 14일 한국에 도착, 청와대, 주교단,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등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 낸 후 솔뫼성지에서의 일정에서도 피곤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되레 그는 "지치셨습니까? 피곤하십니까? 그렇지 않다면 계속하겠습니다. 하지만 이탈리아어로 하겠습니다. 저는 매우 상태가 좋습니다"라며 자신의 컨디션을 이야기하며, 청년들과 만나는 자리의 분위기를 북돋기도 했다.
교황은 이번 만남에서 청년들이 자신에게 한 질문에 대답했고, 앞서 본 제주교구 청년들이 공연한 뮤지컬 ‘돌아온 탕자’에 대해 "대단히 인상 깊게 봤다"며 칭찬했다.
교황은 한국인 박지선(세례명 마리나·30)씨의 남북분단에 관한 질문에 대해 "'어떻게 하면 둘로 나뉜 가족이 하나가 될 수 있을까'란 질문은 고통스럽고 힘든 내용"이라며 "두 가지로 이야기 할 수 있다. 하나는 조언이고, 다른 하나는 희망"이라며 운을 뗐다.
교황은 우선 자신의 조언이 바로 '기도'라고 했다. "주님, 저희는 한 가족입니다. 저희를 도와주십시오. 하나가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 승자도, 패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한 형제가 되는 것입니다.” 청년들에게 통역으로 이 얘기가 전달된 뒤 교황은 30초 동안의 기도를 이끌었다. '희망'에 대해서 교황은 "남북은 하나다. 같은 언어를 말한다. 바로 '가족의 언어'다"라며 이를 성경에서 나오는 요셉이 이집트로 갔을 때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형제를 만나 빵을 샀던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그는 "북에 있는 형제와 같은 언어를 쓴다는 것이 희망의 첫 번째 요소라고 생각하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청년인 스 마이(20)가 말한 자국의 순교자, 성인들에 대한 이야기와 관련해, 교황은 "캄보디아에는 성인은 많지만 시성된 성인은 없는데, 이런 마이의 이야기를 감사하게 생각하다"며 "로마에 돌아가면 마이가 이야기 한 ‘안젤로’의 시복시성 추진에 열정을 나누도록 힘쓰겠다"고 답변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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